'잭팟' 터뜨린 두나무 공동 창업자, 일선에서 물러나는 이유는
김형년 부회장, 등기이사 돌연 사임..."일신상의 이유"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창립멤버인 김형년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돌연 등기이사에 대한 사의를 표하면서 여러 추측을 자아내고 있다.
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두나무 제10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서 등기이사에 대한 사임의사를 밝혔다. 회사 측에서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부회장의 등기이사 사임은 앞선 행보를 고려하면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송치형 회장과 함께 경영 일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창업자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앞서 두나무는 지난 2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송치형, 김형년 두 창업자의 직함을 회장과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이전에는 송치형 회장은 의장으로, 김형년 부회장은 부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해왔다. 당시 두나무 측에서는 "창업자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결정한 내용으로 회장, 부회장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적은 없기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김 부회장의 사임 사유에 대해서도 두나무 측은 "등기이사에서만 제외되는 것일 뿐 부회장으로서 기존의 업무와 역할은 변함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등기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일반 집행임원과 달리 법인의 민형사상 책임을 지고 보수를 공개하기 때문에 책임경영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를 감안하면 김 부회장이 두 달도 안 되는 시기에 '창업자의 책임 경영 강화' 행보에 반대되는 등기이사 사임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임원 지위 변동은 흔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순한 건강 상의 문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 회장과 김 부회장은 송 회장이 두나무를 설립하고 이북, 뉴스큐레이션 등의 사업을 거치며 증권 관련 어플을 개발하기로 하면서 김 부회장과의 인연을 맺게 됐다. 이 둘은 서울대 동문이라는 점뿐 아니라 근무 시기는 다르지만 김 부회장이 창립멤버로 있던 다날에 송 회장도 병역특례로 개발자로 근무했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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