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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의 원펀치, 절망 빠진 한국영화 구했다

등록 2022.06.11 14: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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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 코로나 사태 딛고 1000만

'기생충' 이후 3년만에…역대 28번째

관객 급감 속 한국영화 불씨 되살려

여름방학 성수기 잇는 교두보 마련도

'한국영화 망했다' 절망 속 희망 살려

마동석의 원펀치, 절망 빠진 한국영화 구했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마석도 형사의 강력한 한 방 펀치가 최악의 침체에 빠져 있던 한국영화를 구했다. 마 형사의 주먹질엔 코로나도 도망갔다. 영화 '범죄도시2'가 11일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개봉 25일 만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첫 번째 1000만 영화이며, 역대 28번째 1000만 영화다. '범죄도시2' 이전 국내 개봉 영화가 1000만명 이상 본 건 3년 전인 2019년 '기생충'(1031만명)이 마지막이었다.

'범죄도시2'의 1000만 관객 달성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관객 급감을 극복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전체 영화 관객수는 2억2667만명이었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진 첫 해인 2020년엔 5952만명, 2021년엔 6053만명으로 약 75% 급감했다. 물론 '범죄도시2'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각종 영업 제한 조치가 해제된 직후 개봉했다고는 해도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온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개봉을 밀어붙여 1000만 관객에 성공했다는 건 더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국내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극장업계는 '범죄도시2'를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며 "'범죄도시2'가 성공함으로써 개봉을 언제하는지를 두고 눈치를 보던 영화들이 속속 개봉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마동석의 원펀치, 절망 빠진 한국영화 구했다


극장 관계자가 언급한 것처럼 '범죄도시2' 1000만의 또 다른 의미는 영화계가 올해 여름방학 시즌을 코로나 사태 이전처럼 화려한 라인업을 갖춰 준비할 수 있게끔 교두보를 마련해줬다는 점이다. 여름방학은 영화계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범죄도시2'가 영화만 재미 있으면 관객이 다시 극장으로 온다는 걸 확인해주자 개봉일 눈치 작전에 들어갔던 작품들이 속속 개봉 일정을 확정한 것이다. 이렇게 정해진 여름방학 한국영화 라인업에는 일단 '한산:용의 출현' '외계+인' '비상선언' 등이 있다. 이 세 영화는 모두 수백억원이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개봉을 계속해서 미뤄왔다. 국내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범죄도시2'가 개봉한 이후 첫 주말 성적을 보고 영화를 내보내도 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산:용의 출현'의 김한민 감독, '외계+인'의 최동훈 감독은 '1000만 감독'이고, '비상선언'의 한재림 감독 역시 900만 영화를 가진 대표 흥행 감독이다. 여기에 이들 작품엔 전도연·송강호·이병헌·박해일·김남길·김우빈·류준열·김태리 등 국내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범죄도시2'의 1000만은 관객이 다시 극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록으로 여겨진다. 코로나 사태로 영화관 방문객이 급감하고, 반대편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구독자수가 급증하자 '영화판이 망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영화관이 예전처럼 관객으로 붐비는 모습은 볼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서는 "더이상 1000만 영화는 나오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비관적인 분위기 속에서 '범죄도시2'가 1000만명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업계에선 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는 얼마든지 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얘기가 나온다. 영화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전처럼 매년 2억명 이상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가 좋으면 얼마든지 예전처럼 흥행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다시 한 번 영화계가 활기를 띌 것 같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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