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③]합수단과 역할 분담은...사정기관화 우려도

등록 2022.06.13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합수단 부활에 '특수통' 금감원장…당국과 공조 강화 관측

금감원, 검찰 손발 되나…"현장과 가까운 금감원 나설듯"

금감원, 사정기관 우려…업계 "재조사, 잘못 자인하는 것"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첫 출근 하고 있다. 2022.06.0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첫 출근 하고 있다. 2022.06.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새 정부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동수사단)을 부활시키고 사상 처음으로 검찰 출신을 금융감독원장에 기용하는 등 금융·증권 범죄 엄단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단과 금융당국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어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지 주목된다. 검찰은 곧장 전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재수사에 착수하기보다 금감원이 수사 자료를 파악하는 '기초공사'를 다지는 역할을 맡으며 손발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인 지난 8~10일 각 업권별 임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금감원 설립 이래 사상 처음이다.

'윤석열 사단' 막내 격인 이복현 금감원장이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해 앞으로 먼저 취임한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과 함께 본격적인 공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 정부 시절 사라졌던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단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합동수사단의 재출범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부활해 금융·증권 범죄와 관련한 고위급 인사가 마무리됐다.

검찰과 금융당국 공조 어떻게?…금감원이 수사 실무 역할 맡나

검찰이 본격적으로 전 정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보다 먼저 금융감독원을 통해 수사 참고자료를 다시 살핀 뒤 범죄 혐의점이 있는 영역을 검찰에 이첩하도록 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금융·증권 범죄는 전문적인 영역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가 어려워 금감원이 '수사 실무단'의 역할을 맡게 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여기에 더해 금감원내 자본시장 조사 권역이나 회계·금융투자 등의 권역도 활발하게 검찰 이첩을 통해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증권사 등 금융회사 검사 과정에서 형사 처벌 대상인 불법적인 행위를 발견하면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를 이첩할 수 있다.

아울러 조사 업무 과정에서 긴급한 증권범죄 사안이 파악될 경우 검찰에 패스트트랙으로 넘기거나 검찰이 직접 금감원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기도 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보다 현장과의 거리가 가까운 금감원이 먼저 실무적으로 파악해 검찰로 이첩하는 형식으로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며 "검찰이 자체 인지하기보다 고발 들어오거나 통보된 사건을 다시 수사해야 해 일단 기초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양석조 신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서울남부지방법원장을 만나러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2022.05.2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양석조 신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서울남부지방법원장을 만나러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2022.05.23. [email protected]


금감원장 "시스템 통해 여지 있을지 점검"…업계 우려

아울러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다시 점검해보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은 지난 8일 금감원 기자실에 방문해 '라임·옵티머스를 다시 들여다볼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사회 일각에서 여러 문제제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스템을 통해 볼 여지가 있는지 잘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그가 "모두 종결되고 넘어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톤다운'했지만 금감원 안팎에서는 다시 라임·옵티머스 펀드나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검사와 조사를 다시 착수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단 금감원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후속 제재, 조사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미흡했던 영역을 다시 되짚어볼 것으로 관측된다. 점검 과정에서 미흡한 조사가 이뤄졌다고 판단될 경우 재조사나 재검사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경우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동생인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는 운용사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사정기관화되면서 금융회사나 증권회사를 상대로 강한 제재의 칼을 다시 휘두를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라임,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조사 업무를 되짚을 때 상장사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방향이 되겠지만 이 과정에서 금융사에 대한 검사도 이뤄질 수 있을 수 있어서다. 라임이나 옵티머스와 관련해 모두 검사를 마친 금융회사를 상대로 다시 검사하게 되면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모두 짚었던 문제들을 다시 들추는 건 금감원 입장에서도 잘못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신임 금감원장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맞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