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뭐길래…금지하면 증시 안정 효과 있을까
코로나19 당시, 바닥 잡는 역할 기여
증권가 "증시 상승세 이끌기는 어려울 것"
[서울=뉴시스]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2.07.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이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주식시장의 안정을 위해 2년전과 같은 행보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에는 코스피가 고점 대비 27% 급락했을 당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나섰다.
시행 조치 이후 즉시적인 주가 방어 효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이후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데 효과를 준 바 있다. 다만 당시와 달리 매크로 환경에서도 어려움이 있어 강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임명된 김주현 신임금융위원장은 취임식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도 시장이 급변하면 공매도 금지를 한다"며 "시장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공매도뿐 아니라 증안기금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간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금지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증시는 해외증시 대비 더 큰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의 이탈 등이 영향이나 공매도에 따른 부담도 존재한다는 목소리가 지속 나오고 있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해 팔고 나중에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을 내다보고 베팅하는 투자 전략이란 점에서 주가에 부담을 준다. 업계와 학계 모두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요인이란 점은 인정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국내증시가 크게 하락할 당시, 금융당국은 전면적 공매도 금지에 나선 바 있다. 그해 주가는 고점 대비 27.72% 폭락했다. 이에 업계와 학계 모두 주가의 폭락을 막기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시도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공매도 금지에도 지수는 추가적인 하락이 나타났다. 지난 2020년 3월 중순 공매도 금지가 이뤄졌으나 그 주에 17.71% 폭락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인 3월17일에는 2.47% 하락했고 이어 4.85%, 8.39%의 급락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이후 바닥을 다지면서 그해 3월20일 7.44% 급등을 시작으로 주가 반등세가 시작됐고,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약 3달만에 코로나19 이전의 지수를 회복했다.
올해 주가는 현재 고점 대비 23%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과 대비할 때, 약 4%포인트 가량 선방하고 있다. 만약 공매도 금지 정책이 시행될 경우, 코스피의 바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초 거래대금대비 공매도 거래대금 비율이 10%에도 육박했지만 법안 시행일부터 공매도가 거의 없었다. 공매도 금지 기간 코스피 지수는 반등에 성공해 꾸준히 상승했다"며 "지수 변동성 확대 시기에 수급의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 급증은 지수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데 지수 안정화 정책 중에서 공매도 거래금지가 지수 바닥을 잡는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1년 8월10일에 시행된 공매도 거래금지 정책 한달 후 지수는 진바닥을 잡았다"며 "결국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 장세에서도 '공매도 금지 등의 적극적인 정책' 여부로 지수 바닥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공매도 금지가 2년전 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20년은 팬더믹 공포에 따른 지수 급락이었으나, 현재는 매크로 환경이 더 크게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불안 심리가 조금 진정되는 수준의 안정적 그림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증시가 좋아지기는 어렵다"면서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이라던지 투자환경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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