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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치·펜치로 겨우 방범창 뜯어내"…위험했던 '반지하 탈출'

등록 2022.08.11 15:43:31수정 2022.08.11 18: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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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185cm이고 몸무게가 100kg가 넘는데

아무리 밀어도 문이 꿈쩍도 않아 당황

그라인더로 방범창 갈다가 배터리 나가

터보 토치로 불쏘고 펜치로 휘어 겨우 탈출

그때 물 높이가 가슴과 쇄골까지...눈물이 나더라

A씨가 거주하던 반지하 주택 모습.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A씨가 거주하던 반지하 주택 모습.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연 인턴 기자 = 기록적인 폭우에 침수 피해를 본 한 반지하 거주자가 수압으로 문이 열리지 않던 집을 가까스로 탈출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1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침수지역에서 반지하 거주하던 사람이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방범창 사이로 키우던 강아지를 올리고 물이 흘러넘치는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사고가 정지했다"며 "그 이유가 물은 이미 무릎 아래까지 차 있고, 문틈으로 물이 들어오고 차오르는 게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키가 185cm이고 몸무게가 100kg가 넘는데 아무리 밀어도 문이 꿈쩍도 않아 당황하다 주방 찬장에  그라인더로  방범창을 갈아버렸다"며 "문제는 방치하던 거라 배터리가 얼마 없었고 내가 통과하기가 애매했다.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집에 터보 토치가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는 "방범창에 불을 쏘고, 펜치로 잡아 휘어가지고 겨우 탈출했다"며 "그때 물 높이가 가슴과 쇄골 사이까지 찼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온 A씨는 "방범창 사이로 방 안을 들여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눈물이 엄청 나오더라"며 "일단 본가를 가야 했지만, 지갑과 휴대폰도 없고 있는 건 가스 토치와 강아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울면서 아무 집이나 초인종 눌러 '여기 반지하 살던 사람인데 지금 겨우 탈출했다. 2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집에 가려니까 아저씨가 뛰쳐나오더니 '옷을 줄 테니 손에 든 가스 토치 버리고 들어와서 씻고 날씨 잠잠해지면 가라'더라"고 말했다.

A씨는 "그 집에서 부모님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본가에 왔다"며 "반지하 거주하는 사람들은 언제 침수될지 모르니  항상 배터리형 그라인더와 토치, 뺀치 등을 집에 두고 살고 배터리도 충전해놓으라"고 조언했다. 

게시글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 무서웠겠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반지하 사람들 걱정된다", "윗집 아저씨 천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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