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3대 국정 키워드는 '약자·민생·경제'

8월 마지막주 일정 모두 경제·민생 행보

6개 일정 모두발언서 '민생' 수차례 언급

'약자 복지' 화두 던져…예산도 '약자'중심

의원 연찬회에서도 "오로지 민생만 생각"

'구두개입' 비판에도 불안 잠재우기 총력

친서민 정책으로 중도층 마음 끌어안기

추석 민심 잡고 하반기 국정 탄력 전략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방문해 온라인으로 주문된 상품 배송 체험을 하고 있다. 2022.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민생, 약자, 경제에 집중하는 쪽으로 정책과 메시지의 방향을 맞추는 기조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당장 이번주 윤 대통령의 일정부터가 '민생, 약자, 경제'라는 3대 키워드에 맞춘 현장 행보로 빼곡히 채워졌다. 

금주 첫날인 23일 출근길 윤 대통령이 꺼낸 화두는 '약자복지'였다. 병과 생활고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경기도 수원 세 모녀의 비극을 거론하며 꺼낸 단어다.

윤 대통령은 "정치 복지보다는 약자 복지로, 자신의 목소리와 어려움을 한 목소리로 낼 수 없는 약자들을 찾아 그 어려운 삶을 배려하겠다"면서 "복지시스템이 미치지 못하는 곳, 특히 다세대 주택 거주자들의 상황까지 살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겠다"했다.

출근 직후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내년 예산 편성에서 공공부문을 최대한 줄여서라도 약자에 대한 지원을 줄이지 말라고 지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폭우로 반지하주택이 침수돼 발달장애 일가족이 사망하자 반지하 거주가구 안전대책 마련을 지시, 서울시는 즉각 지하 반지하를 주거용으로 불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려움을 한목소리로 결집할 수 없는 이들을 찾아 배려하겠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약자 복지'"라고 설명했다.

이번주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부터 비상경제민생회의,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 규제혁신전략회의 등 총 6개의 공식일정을 수행했다.

모두 '경제'와 맞닿아있는 데다, 윤 대통령 모두 발언에 '민생'이 빠지지 않았다.  6개의 일정 중 '민생'을 언급하지 않은 건 '창농 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가 유일했다. 이 일정에서는 민생 대신 '농촌 주민의 삶'으로 대체됐다. 경제와 연관성이 높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마저 "당정이 하나가 돼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하자"고 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이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위기에 처해 있는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민생 안정을 위한 대응에 한치의 빈틈이 없도록 주문해 달라(수석비서관회의)"고 주문하는가 하면, "고통스러운 고금리와 채권추심으로부터 서민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책무(비상경제민생회의)"라며 불법 사금융에 대한 강력 단속 처벌을 지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원달러환율 상승과 무역수지 적자 등 거시경제 위험이 부각되자 '구두개입'이라는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안 심리 확산을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환율이 1345원을 기록한 23일 "과거에 비해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국민들이 안심할수 있도록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겠다"고 했다.

또 "금융 외환위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 대응하고, 투기 움직임이 보일시 적기에 시장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윤대통령이 이처럼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는데는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다.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부정평가를 내린 이유로 '경제 민생을 살피지 않음'이 상위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에 나온 분야별 윤 대통령 직무평가에서도 논란을 빚었던 인사 교육 다음으로 경제분야에 대한 부정 평가가 많았다.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보수층이 집결, 지지율이 소폭이나마 상향곡선을 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상승세에 탄력이 붙으려면 중도층이 움직여줘야 하는 시점이다.

윤 대통령은  조직 개편과 인사로 대통령실을 재정비하고, 동시에 친서민 정책과 메시지로 국정 기조 변화를 각인시켜 추석 민심을 잡고 하반기 국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고 중소기업 체불임금 지원 등 친서민 민생안정 정책을 편 바 있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추석 전에는 변화된 국정 기조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권이나 일부에선 윤 대통령의 최근 민생 행보에 대해 '쇼잉'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윤 대통령은 약자와 서민의 삶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며 "경제 위기 속에 서민이 무너지면 경제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게 윤 대통령 생각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최근 행보가 꼭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라고 만은 볼수 없지만 추석 민심이 지지율의 전환점이 되는건 역대 정권에서 확인돼 왔다"며 "좋은 정책도 민심이 뒷받침해줘야 실행에 속도가 붙을수 있는 것 아니겠나. 민생 행보에서 진정성을 보이면 민심도 따라올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양천구 대심도 빗물터널(지하저류시설)을 방문해 유수지를 이동하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2.08.2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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