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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외신기자에 "군중관리 미흡…획기적 제도 개혁할 것"

등록 2022.11.01 18: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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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 상대로 원인·후속조치 설명

"국민 안전 책임은 정부의 몫…피해선 안 되는 의무"

행안장관 발언 "군중관리 제도 미흡했다는 판단"

'경찰 책임론'에 "수사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달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0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외신기자들과 만나 이태원 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질문에 답했다. 한 총리는 이번 사고의 핵심적인 원인으로 군중관리에 대한 제도가 미흡했던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더 안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아시아, 유럽, 중남미 등 해외 매체 기자들과 만났다. 이태원 사고에서 외국인 2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 당한 가운데 한국 정부의 사고 원인 파악 및 후속조치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서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외국인 사상자에도 내국인 수준으로 (치료비와 장례비를) 지원하고 재외공관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유가족의 입국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같은 지원은 단기 체류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역량을 총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해외국적의 부상자들 역시 "한국시민과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며 부상 치료와 심리적 상담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무엇이 참사의 원인인지, 책임질 사람이 누군지 조사하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건 당연히 우리 정부의 중요한 몫이고 피해서는 안 되는 의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11.0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11.01. [email protected]



"'군중관리' 미흡이 주요 원인…획기적인 제도 보완하겠다"

한 총리는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상당히 여러 요인이 단계 별로 모든 시점에서 작동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결국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군중관리)'에 대한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과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했던 점"이라고 강조했다.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서 군중을 관리하는 방안이,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후 정부는 주최자가 없는 집단행사에도 경찰이 통제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인파사고 예방 안전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비교적 수십 년 동안 안전한 국가 중 하나였다"며 "우리가 그런 안전한 나라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과감하게 (제도를) 개혁하겠다"고 했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정부가)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제도가 미흡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현장에 치안을 담당하는 인원을 투입했더라도 그런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한 발언)"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국민의 안전을 무한대로 책임지는 게 정부"라며 "그런 책임을 면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정부 관료들이 코멘트(발언)했는데 이에 대해 정부가 뜻을 같이 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소통의 오류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도 밝혔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외신 브리핑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2.1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외신 브리핑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2.1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 책임론'에 "수사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달라"

이날 외신들의 질문은 이번 사건의 책임 소재에 집중됐다. 과연 경찰 병력이 적절하게 투입됐는지, 최초 112 신고 후 초동 조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가해자가 존재하는 사고인지 등이다. 

한 총리는 "현재 경찰에서 특별 수사본부를 설치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수사가) 완료되면 투명하고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경찰 수사에 의해 책임질 분야(기관)나 사람들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총리는 "경력이 충분하냐, 충분하지 않냐. 제대로 작동을 했냐, 안 했냐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이태원역에서 무정차할 것을 지시했다는 경찰과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지하철 운행을 관장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진실공방에 대해 한 총리는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수사해야 한다"며 "어떤 기관의 의견이 옳았는지 종합적인 데이터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압사사고가 벌어진 골목 위쪽에서 군중을 민 이들이 있었다는 일부 추측과 관련해서도 그는 "사법 당국이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사고가 벌어진 경사진 골목과 비슷한 거리가 3개나 있는데도 한 골목에서만 참사가 벌어졌는지를 놓고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절차에 기반을 둔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가 과거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총리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청년들이 다시 이러한 시국을 맞으며 어려움에 직면했다. 정부가 전할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모든 젊은이들이 위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젊은이들은) 아직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이런 사고가 일어날 때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 부분에 있어 역량 재고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데 어떤 의견인가'라는 질문에 "당장 전체적인 일을 불가능하게 할 크라이시스(crisis·위기) 모드는 아니다"며 "우리 국민은 우리(정부)가 이 문제를 따뜻한 마음으로 잘 수습하길 바란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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