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들, 합종연횡 주목…김기현-나경원 vs 안철수-윤상현
윤심 김기현과 지지도 1위 나경원…단일화 위한 물밑 접촉 중
안철수·윤상현, 울산 지역구 김기현 겨냥 "수도권 험지 출마론"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기현(왼쪽부터), 안철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01. [email protected]
친윤 대표 후보를 자처한 김기현 의원은 당심 지지도 1위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의 연대 및 단일화를 추진 중이다. 이에 맞서 범친윤 후보인 안철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당대표 수도권 험지 출마론'으로 공동연대를 구축하며 영남 후보인 김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한 결과,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나경원 부위원장과 안 의원-윤 의원 간 합종연횡은 '영남-수도권 연합' 대 '수도권 연합'으로 대척점을 형성하고 있다.
친윤 대표 후보 자처 김기현 VS 당심 지지도 1위 나경원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와 윤 대통령과의 두 차례 만찬 등을 통해 명실상부 윤심 후보임을 공고히 한 상태다.
다만 김 의원은 당 지지층 대상 지지도 조사에서 나 부위원장, 안철수 의원 다음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 의원의 지지도가 상승 곡면을 그리고 있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100%투표로 당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에 나 부위원장의 지지도를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김 의원은 나 부위원장과의 단일화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두 사람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단일화 된 후보는 윤심과 당심이란 양 날개를 달게 된다.
김 의원은 2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나 부위원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여러 차례 대화도 나누고 있고 간접적으로 교감을 계속 주고받고 있다"며 "본인이 최종 선택을 앞둔 시점이어서 기다리는 중이다. 출마 여부를 설 전에는 마무리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기록 중인 나 부위원장도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01. [email protected]
여당인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대통령실와 협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대표 선거에서 암묵적인 대통령실 지지가 필요하다.
이미 대통령실이 차기 당대표로 김기현 의원을 점찍은 상황에서 섣불리 출마선언을 할 수 없다.
윤심 없이 전당대회를 나갔다 결국 '지지도(인지도) vs 윤심'이란 구도로 프레임이 잡힐 경우 이길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윤심 없이 전당대회 나갔다 질 경우, 닥칠 후폭풍도 문제다.
나 부위원장은 4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심은 없다, 정치 개입을 안 하겠다'라는 말씀을 분명히 했다"며 "'나가라 말라' 이렇게는 말씀을 안 하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저한테 인구 문제 업무를 맡기셨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씀을 나눠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현재 맡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직위 문제를 이유로 댔지만, 사실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대통령이 의중에 달려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철수·윤상현, 울산 남구을 김기현 향해 "수도권 나가라"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2023.01.02. [email protected]
윤 의원은 당권주자 중 지역구가 울산(남구을)인 김기현 의원, 부산(사하구을)인 조경태 의원, 강원(강릉시)인 권성동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을 겨냥하며 "차기 당대표가 될 사람은 총선에서 험지인 수도권으로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당권주자들에게 당선 시 수도권 출마를 약속하는 공동선언서를 내자고 제안했다.
곧 경기 성남시 분당구갑이 지역구인 안철수 의원도 윤 의원의 '수도권 당대표론'에 동참했다.
안 의원은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총선에서 수도권 70석 이상, 총 170석 이상 하려면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승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윤 의원과 안 의원이 저격하는 대상은 윤심 후보인 김기현 의원 뿐이란 말이 나온다.
김 의원의 현 지역구는 울산 남구을이다. 울산시장 출신인 김 의원은 울산 남구을에서만 4선을 했다.
총선이 아직 1년 이상 남았는데 전당대회 주자가 다른 주자에게 현 지역구가 아닌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는 건 이례적이다.
김 의원은 뉴시스에 "당대표가 총선을 지휘했는데 지면 더 이상 국회의원을 할 수 있나. 수도권 출마고 뭐고를 떠나 모든 걸 걸고 승부해야한다"며 "수도권 출마론은 좁쌀 같은 이야기다. 큰 틀의 숲을 못 보고 나무를 보고 있는 꼴"이라고 일축했다.
사태가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주호영 원내대표는 최근 "함부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난번 선거 때 지역구를 많이 옮기는 바람에 오히려 우리가 자해 행위를 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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