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리아 새 집권 세력과 아직 직접 접촉 안해”
외무부 “시리아 주권과 영토 보전, 외국 간섭없는 운명 결정”
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후견국 이란의 영향력 향배에 관심
[서울=뉴시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23일 주간 기자회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사진 IRNA 통신 홈페이지) 2024.12.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시리아의 장기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후 중동의 세력 개편 방향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의 후견국이었던 러시아와 이란의 영향력이 새 집권 세력하에서 얼마나 유지될 지도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이란 외무부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23일 주간 기자회견에서 알아사드 정부가 붕괴된 이후 이란은 시리아의 새 집권 세력과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IRNA 통신 보도에 따르면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은 알아사드 정부가 붕괴되기 전부터 오랫동안 시리아 반군 세력과 접촉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시리아에 주둔하는 이유는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의 진출을 막고 테러가 이 지역 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반군 단체에 말했다고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특정 행위자들이 다른 국가 간의 관계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해 투르키예 등이 이란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불만을 나타냈다.
바가이 대변인은 시리아 새 집권층이 투르키예를 통해 이란에 메시지를 보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란은 다자간 회의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시리아 문제가 이란과 투르키예간 회담 의제에 포함되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란의 입장은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 시리아 국민이 외국의 간섭 없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시리아가 테러리스트들의 안전한 은신처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군이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아랍 국가의 통일성과 국가 주권을 유지하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시리아 반군들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다시 불안정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에 대해 “이런 문제가 지난 13년 동안 이란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고 강조했다.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등 시리아 반군은 지난달 27일 북부 도시 알레포 등에 대해 전격적으로 공세를 강화한 뒤 이달 8일 수도 다마스커스를 무혈 접수했으며 이날 알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로 탈출했다.
HTS 주도의 새 집권 세력이 총리를 지명하고 시리아 정국 안정에 나서고 있으나 시리아 민주군(SDF), 시리아 국군(SNA), 드루즈 민병대 등의 다양한 반군 세력이 존재하는데다 반군 단체들간의 이해관계도 상충되고 있어 시리아 정국은 매우 유동적이다.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한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도 준동의 여지가 남아있다.
시리아를 둘러싸고는 기존 후견 세력인 러시아와 이란, 투르키예, 이란, 골란고원를 점령한 이스라엘 등의 주변국이 시리아 새 집권 세력을 통해 자국에 유리한 판세를 구축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