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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 하나

등록 2023.02.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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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한국 성장률 1.7%로 하향 조정

한은도 다음주 하향 조정 가능성

이창용 "올해 성장률 1.7% 하회할 듯"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상방 효과 기대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1.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물론 소비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기관들이 우리나라 성장률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이번 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 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발표되는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연 1.7%에서 1%대 초중반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이번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와 함께 올해와 내년 물가와 경제성장률 등 '수정 경제전망'도 함께 발표한다. 한은이 앞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7%, 2.3%였다. 하지만 반도체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한 수출 부진,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 둔화가 지속되면서 올해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수출이 중국·IT 경기 부진 등으로 큰 폭 감소하였으며, 소비도 펜트업 수요 약화, 원리금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회복흐름이 약화되고 있다"며 "향후 성장경로에는 중국경제의 회복속도, 주요국 경기 둔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경기의 강한 회복, 글로벌 IT경기의 빠른 반등,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은 상방 리스크로, 주요국 통화긴축 장기화, 국내 주택경기 부진, 글로벌 에너지 문제 심화 등은 하방리스크로 지적했다.
 
국내외 주요기관들은 고물가로 인한 긴축 지속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최근 잇따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7%로 0.3%포인트 낮췄다. 이는 정부(1.6%) 보다는 높고 한은 전망치(1.7%)와 같은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1.9% 등 다른 국내외 주요 기관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측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연구기관도 잇따라 성장률을 내리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고, 한국경제연구원 역시 올해 성장률을 기존 1.9%에서 1.5%로 0.4%포인트 하향했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그동안 우리 경제가 수출과 민간소비로 버텨 왔지만 최근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고 소비심리도 위축되면서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당시 시행한 대규모 재정지출로 정부 재정 여건이 악화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대응 여력도 소진되는 등 경기 회복 모멘텀도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국내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 부진으로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는 점은 성장률 하락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폭도 관련 통계 작성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또 대외적으로도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조기 중단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미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도 새롭게 나오고 있다. 중국 '정찰풍선'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의 경제 마찰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는 점도 악재다. 수출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중국과 미국 경기 상황에 따라 성장 동력이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지난달 개최된 금통위에서도 수출, 내수 부잔에 따른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국내경제는 당초 전망보다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는 모습으로 수출이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부진한 가운데 민간소비의 회복세도 둔화됐다"며 "향후 국내경제는 당분간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지며 당초 예상보다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중국의 방역, 경제 정책에도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성장 경로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심화되고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고용도 악화되는 등 경기와 고용의 하강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중반 이후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대외여건이 개선되면서 성장세 회복이 예상되지만 그간의 부채증가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 부동산 경기부진 장기화 등은 내수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금통위원 역시 "리오프닝 후 중국경제가 어떻게 회복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과 물가는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내려가게 되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0.9%) 등 위기가 있던 때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한은 역시 성장률 전망치 수정을 예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11월 전망치 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과 IT 경기 회복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역정책 완화 이후 중국경제의 회복 속도와 주요국의 경기 둔화 정도와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글로벌 공급망 차질 완화로 경기 침체 우려가 줄어들고 있고, 중국도 리오프닝으로 경기가 반등할 경우 국내 성장률도 증가할 수 있는 만큼 하향 조정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 리오프닝시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이 0.15%포인트, 수출이 0.5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도 따뜻한 겨울로 인해 에너지 위기가 줄어 들면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지난 7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간담회에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소비 회복 흐름이 약화하면서 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주요국 긴축속도 조정, 유럽 에너지 위기 완화, 중국 경제 회복 등으로 여건이 다소 개선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도 남아 있어 성장률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상반기까지 둔화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 부터 개선되는 상고하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경기부양책의 강도 및 효과,세계 경제 침체 강도에 따른 수출 경기의 향방,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상, 중국의 리오프닝 정책 효과, 인플레이션 추세와 긴축통화 정책의 강도 등에 따라 국내 경기둔화 폭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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