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이 협박" 제보자 "끝내고 싶다"…처벌 불원 의사 밝혀
마약 수사 무마 위해 협박한 혐의 등
공익제보자, 1심 이어 2심서도 증언
"양현석에 대한 형사처벌 바라지 않아"
"진심 어린 사과 바라…싸움 끝내고파"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양현석 전 YG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마약 무마 혐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8.25. [email protected]
25일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원종찬·박원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보복협박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의 항소심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공익제보자 A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앞서 A씨는 1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는데, 1심이 A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자 항소심에서 재차 증인으로 채택된 것이다.
A씨는 이날 검찰의 주신문 과정에서 양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전 YG 직원에 대한 형사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재판부가 의시를 번복할 수 없는 것 알고 말하느냐며 재차 물었고, A씨는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A씨는 "6년 전부터 지금까지 연습생 출신이라는 수식어 밖에 못 붙은 일반인과 공인의 경계선에서 모호하게 살아왔는데 대중들에게 관심과 비난을 오롯이 받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4년 동안 이어지다 보니 저도 너무 지쳤다"며 "저는 양 전 대표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만을 바랐던 것 같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이 싸움을 그냥 끝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양 대표의 죄를 입증하고 벌 받기를 원하기보다는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가 않다. 재판이 저 때문에 잘못되면 안 되니까 출석한 건데 진심 어린 사과만 있었으면 이 재판까지 안 왔을 것 같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의 증인신문을 마친 뒤 다음 달 27일 오전 양 전 대표의 항소심 재판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양 전 대표는 YG 소속 아이돌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려 A씨를 회유·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경찰이 비아이의 마약 정황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았고, 그 중심에 양 전 대표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씨는 이 사건을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제보했고, 권익위는 2020년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이첩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비아이, 양 전 대표 등 4명을 재판에 넘겼다. A씨는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1심은 "보복 협박이나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고인들의 행위로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인해 의사의 자유가 억압된 상태에서 번복이 이뤄져야 했다"며 양 전 대표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무죄 판단의 이유로 ▲A씨 진술이 여러 차례 바뀐 점 ▲A씨 진술이 바뀐 것에 경찰 수사나 언론 취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A씨가 진술 번복 후 금전 등 대가를 기대한 점 등을 들었다.
한편 비아이(본명 김한빈)는 2016년 4월 A씨를 통해 LSD, 대마초 등의 마약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여러 차례 흡입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21년 9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쌍방이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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