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 "정율성 기념사업은 중앙정부서 먼저 시작"
"역사정립 끝난 일, 국론 분열시키지 말라"
"이념의 잣대로 고립시키려는 행위 중단을"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불로동 내 작곡가 정율성 선생 생가에서 역사공원 조성 공사가 펼쳐지고 있다. 정 선생은 항일단체 조선의열단 출신 중국 3대 음악가로 꼽히나 최근 생가터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놓고 이념 논쟁에 휘말렸다. 2023.08.23.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강기정 광주시장은 28일 정율성 기념사업에 대한 논란과 관련, "정율성 선생 기념사업은 중앙정부에서 먼저 시작했다"며 "그 시작은 35년 전 노태우 대통령 재임시기인 1988년으로, 서울올림픽 평화대회추진위원회에서 정율성 선생의 부인인 정설송 여사를 초청하며 한중우호의 상징으로 삼았던 일"이라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율성 선생은 의열단 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에 참여한 독립 운동가였다. 해방 이후 북한으로 귀국해 음악교수이자 노동당원으로 살았으며 한국전쟁에는 노동당원으로, 또 중국인민지원군 창작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 이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예술활동을 한 음악가이다. 이것은 추가고증이 필요 없을 만큼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생애와 공과는 하나의 숨김없이 세상에 공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훈 받지 못한 독립 운동가이자 조선에서 태어났으나 중국인으로 삶을 마감한 경계인이고, 문화예술로 한국과 중국을 잇는 한·중우호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것은 광주만의 평가가 아니다. 진보·보수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정부의 오래된 평가"라고 덧붙였다.
또 "김영삼 대통령 재임기인 1993년에는 한중수교 1주년 기념으로 문체부가 정율성음악회를 개최했다. 1996년에도 문체부 주관으로 정율성 작품 발표회를 진행했으며, 국립국악원은 그가 소장했던 자료를 기증받으면서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양국 간 상호이해 증진과 문화교류에 이바지한 감사를 담아 부인 정설송 여사에게 감사패를 문체부 장관이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이후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 정율성 음악이 연주되는 퍼레이드를 참관했으며 당시 언론들도 정율성 선생의 노래에 대한 많은 보도를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시기인 2021년에는 국립국악원 70주년을 기념해 그의 미공개 소장품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개최했다. 지난 30년간 정율성 선생은 국익을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됐다. 처음에는 북방정책의 맥락에서 공산권과의 교류 목적으로 이후에는 한중우호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목적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정율성 선생이 우리 정부의 대 중국 외교의 중요한 매개였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정부의 이런 기조에 발맞춰서 광주는 정율성 선생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21년 전인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정율성 선생 기념사업이 구상됐으며 2005년 남구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정율성 국제음악제는 18년째 지속하고 있다. 생가복원사업인 정율성 역사공원사업 역시 2004년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2010년 생가고증위원회를 통해 장소를 선정하고, 2018년 10월 역사공원 조성을 추진, 현재는 토지매입을 완료하고 완공을 앞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정율성 기념사업은 2002년부터 5명의 시장이 바뀌는 동안 시민의 의견을 모아 진행해 온 사업이다. 광주는 그의 출생지이기에 특별히 기념사업들이 진행돼 왔다. 이는 150억을 투자한 밀양의 김원봉 의열기념공원, 123억을 투자한 통영의 윤이상 기념공원등과 결을 같이 한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한·중 관계가 좋을 때 장려하던 사업을 그 관계가 달라졌다고 백안시 하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과 업무수행 기준을 혼란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강 시장은 "한 번 더 보훈부에 요구한다. 오랜 기간 대한민국 정부도, 광주시민도 역사정립이 끝난 정율성 선생에 대한 논쟁으로 더이상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라. 특히 보훈단체와 보수단체를 부추겨 광주를 다시 이념의 잣대로 고립시키려는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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