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중진 험지 출마론' 분출…"제2·제3의 하태경 나와야"
김병민 "희생해 당 살리자는 분위기 타오를 것"
장동혁 "총선에 대한 위기감 커지면 늘어날 것"
홍준표 "제 살길 찾는것"…천하람 "사감 앞세워"
내년 국회의원 선거 서울 출마를 결심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5.30. [email protected]
원외 인사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9일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의힘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정치 개혁 뉴스가 마땅치 않았다"면서 "서울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면서 국민의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다잡는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누군가가 나서서 다른 사람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며 "하 의원이 시작점을 돌파했는데, 국민의힘에서 나를 한번 희생하고 당 전체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꽤 불에 타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외인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하 의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하태경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당장 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을 이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중진들의 자발적인 결단으로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먼저 헌신하고 절박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효과가 있다"며 "제2, 제3의 하태경이 나오는 게 다음 총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특히 "한 지역에서 10년 정치했으면 그 지역에서 하고자 했던 일들을 대부분 다 이룬 상태 아니냐는 하 의원 말에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3선 이상 했다는 것은 많은 기회를 당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중진들 다 어떻게 하라'는 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깊게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초선인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어떻게든 총선에서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지면 이런 분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당장 그런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다. 그 선거 결과가 그런 부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며 "강서구에서 저희들이 많은 표 차이로 패배하면 내년 총선, 특히 수도권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질 것이고, 공천 혁신, 총선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지 호소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남부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3.10.08. [email protected]
이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영남 지역구 의원이 적극적으로 어젠다를 발굴해서 전국적 인지도를 쌓는 사례,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영남 중진 의원이 수도권에 도전하는 사례 모두 우리 당에 귀하고, 더 늘려야 하는 사례"라고 반박했다.
천 위원장은 "수도권에 도전할 엄두도 못 내다가 결국 영남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 않나"라며 "사감을 앞세우기보다는 하 의원 같은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도록 메시지 방향성을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하 의원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서울 출마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중진의원으로서 희생하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하 의원이 원래 있었던 해운대, 다음 번 누가 공천받는지를 보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 인사가 해운대갑 지역구에 공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하 의원이 주장한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출마 금지'에 대해 "아무리 오래된 의원이어도 지역 유권자가 원하면 또 출마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민주적인 방향인데, 우리나라는 3선 의원이 동일 지역구에 있으면 구태로 모는 경향이 있어서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들에 대해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해운대에서 3선까지만 하겠다는 건 제 오랜 소신"이라며 "해운대에 남아서 누구와 경쟁하더라도 이길 자신 있었지만, 저를 키워준 당과 주민들에게 더 크게 보답하는 것이 정치소신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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