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술약속" 은근히 즐기는 당신…혹시 알코올중독?
양이나 빈도 늘고 통제 안되면 중독 의심
1년 내 진단기준 2가지 이상 경험시 진단
[서울=뉴시스]크고 작은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연시 술을 적당히 마시지 않으면 알코올 중독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술을 마시는 양이나 빈도가 점점 늘고 음주 행위가 통제되지 않으면 중독으로 진행 중인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 뉴시스DB) 2022.12.23. [email protected].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알코올 중독으로 5만8920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남성이 77%로 여성(23%)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여성은 20~60대까지 고루 분포했고, 남성은 40,50,60대가 55%를 차지했다.
단순히 술을 많이, 자주 마신다고 해서 알코올 중독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기능에 영향을 끼치는 수준인 '남용'과 '신체적 의존' 두 가지를 모두 합쳐 진행성 뇌 질환인 '알코올 중독(알코올 사용 장애)'으로 통칭한다. 알코올 중독은 술로 인해 일상생활, 건강 등 삶에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한다.
조서은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년 내 알코올 중독 진단 기준 중 2가지 이상을 경험하면 중독 진단을 내린다"면서 "술로 인해 건강이 망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절 능력을 상실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시점부터 알코올 중독으로 본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 진단 기준은 ▲의도했던 것보다 술을 많이 혹은 오랜 기간 마신다 ▲술을 줄이거나 조절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거나, 노력했지만 실패한 적이 있다 ▲술을 구하거나 마시거나 또는 그 효과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다 ▲술에 대한 갈망이 있다 ▲술을 마시는 것 때문에 직장이나 학교, 가정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술 때문에 사회·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계속 마신다 ▲술 마시는 것 때문에 사회적·직업적 혹은 여가 활동을 포기하거나 줄였다 ▲신체적으로 해가 되는 상황에서도 반복적으로 마신다 ▲술을 마셔 신체적·심리적 문제가 반복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마신다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해 보다 많은 양의 술을 필요로 하게 됐다 ▲음주를 중단하거나 음주량을 줄였을 때 불안·초조하거나 예민해지고 수면 문제, 오심, 구토, 빈맥, 발한, 떨림 등의 금단 증상이 있었다 등 11가지다.
"술 마시는 것을 즐긴다"면서 점점 더 많이, 자주 마시고 술을 마시는 것을 멈추지 못해 통제가 되지 않으면 중독으로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알코올은 각종 암을 유발하고 뇌 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기간 음주는 간 질환, 췌장 질환, 감염, 심장 질환, 위장 출혈, 신경학적 손상 등도 유발한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약 80%는 극심한 우울감에 빠진다는 통계도 있다. 급성 금단 동안 약 80%가 한 번 이상 공황장애 수준의 공황 발작을 경험하고, 약 3%는 과음·금단에 따른 환청, 편집 망상을 호소한다.
술을 마신다고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조 교수는 "술을 마시면 수면 잠복기가 감소해 빨리 잠든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된다"면서 "렘수면과 같은 깊은 수면이 감소하면서 중간에 자꾸 깨게 되고, 목 주변 인후 근육을 이완시켜 코를 골게 되고, 수면 무호흡증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는 ▲문제를 인식하고 술을 끊고 치료 동기를 극대화 하는 '개입' ▲심신을 안정시키고 장기 치료를 도우며 휴식, 영양·비타민 공급, 치료약물 투여 등을 시행하는 '해독' ▲일상생활에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재발을 막는 '재활' 3단계로 진행된다. 심근병, 간 기능 장애, 소화기 출혈 등 응급 상황이나 정신과적 응급 상황이 있으면 이를 우선 치료한다.
조 교수는 "알코올 중독 치료는 스스로 절대로 술을 조절해 마실 수 없는 사람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면서 "알코올 중독은 자신도 모르게 찾아와 오랜 세월 지속되기도 하며 잦은 재발로 삶을 망가뜨리지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