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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잔액 26조' 캐피탈사, 부동산PF 부실 우려 확산

등록 2024.01.03 10: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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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캐피탈, 요주의이하여신비율 25.3%

"태영건설 외 익스포저 대해서도 손실 부담 내재"

'대출잔액 26조' 캐피탈사, 부동산PF 부실 우려 확산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태영건설발 부동산PF 파장이 전 업권으로 번지는 가운데, 부동산PF 대출 잔액이 은행(44조)·보험(43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캐피탈사(26조)를 중심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현재 은행·보험업권의 관련 연체율은 0~1% 수준에 불과한데 반해 보험업권은 4%를 넘어섰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오케이캐피탈의 신용등급을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낮췄다. 부동산금융 위주로 영업자산이 구성돼 사업안정성 저하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케이캐피탈은 부동산금융 자산의 회수 지연으로 현재의 포트폴리오 구성의 개선가능성이 제한적이고, 이에 따라 사업안정성 저하 위험이 내재됐다. 9월 말 기준 부동산 담보대출 및 부동산PF 내 브릿지론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자본 대비 14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분양경기 침체, 시공비 인상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으로 인해 만기연장되는 사업장 비중이 크며, 절대 규모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금융 내 브릿지론 비중은 약 72%고 중·후순위 비중이 약 80%에 육박하는 등 취급한 자산의 질적 수준이 낮은 편이다.

노효선 한신평 연구원은 "신용집중위험, 부동산금융의 변제순위, 브릿지론 비중 등을 감안할 때 피어(Peer·동급) 대비 열위한 자산건전성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한신평은 DB캐피탈의 신용등급을 'BBB0, 긍정적'에서 'BBB0,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엠캐피탈은 한신평·한기평·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 모두에서 신용등급이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로 하향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태영건설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1조6000억원인데, 업권별로 보면 증권이 9299억원이고 캐피탈이 두 번째로 많은 6552억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부동산PF는 태영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란 점이다. 캐피털업계의 PF대출 잔액은 2019년 말 10조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26조원으로 4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율은 캐피털업계가 84.4%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행(79.2%), 보험사(53.6%), 증권사(38.7%), 은행(1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캐피털업계가 타 업권에 비해 브릿지론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PF대출은 '브릿지론'과 '본 대출'로 구분된다. 브릿지론은 통상 사업 인허가와 본 PF대출 이전에 실행하는 대출이다. 시공 이전 토지매입, 인허가, 시공사 보증에 필요한 자금을 공여한다. 이와 달리 '본 대출'은 시공이 결정된 후 자금을 공여하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문제가 됐던 부동산PF대출 역시 브릿지론이었다.

NICE신용평가는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브릿지론 중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캐피털사들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다. 지난해 말 캐피털사 부동산PF 연체율은 4.44%로 1년 전 2.20% 대비 2배 가까이 급등했다. 부동산PF 대출규모 1~2위의 은행(0%)과 보험(1.11%)과 비교해 4배에 육박한다.

특히 일부 캐피탈사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0%를 넘어섰다. 9월 말 기준 오케이캐피탈은 25.3%, 신한캐피탈은 10.3%, 메리츠캐피탈은 8.9%, DB캐피탈은 6.1% 등으로 집계됐다. 요주의이하여신은 연체기간 3개월 미만의 대출금으로, 잠재 부실 가능성이 있는 채권을 의미한다.

김예일 한신평 연구원은 "금융사 감독 규정상 이에 따른 충당금은 대체로 20~30% 수준을 적립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태영건설에 대한 직접 익스포저 외 신용보강, 책임준공 대상 익스포저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 및 준비금 적립에 따른 손실 부담이 내재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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