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측, 성추행 피해 명예훼손 최종변론서 "사실만 말해"
패션잡지 컬럼니스트 성추행 의혹 관련
배심원단 앞 최종변론…이르면 이날 결론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지법에서 열린 패션잡지 전 컬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재판 최종변론에 참석하는 모습. 2024.01.27.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성추행 피해 주장을 반박하면서 상대 명예를 훼손하고, 협박에 시달리게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책임을 거듭 부인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지법에서 열린 패션잡지 전 컬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재판 최종변론에 참석했다.
배심원단은 이르면 이날 평결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양측은 막판 설득에 총력을 다했다.
캐럴 측 대리인이 먼저 최종변론에 나섰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돌연 법정을 떠났다가 캐럴 측 주장이 끝난 뒤에야 다시 돌아왔다.
캐럴 측은 명예훼손과 협박 등에 따른 감정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최소 2400만달러를 배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법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행동 뿐만 아니라 재산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막고 캐럴의 삶을 정상으로 되돌릴 기회를 주려면 이례적으로 높은 징벌적 배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대리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얘기한 것을 들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캐럴에게 쏟아진 협박이나 증오 메시지들은 보편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 필요는 없다. 그는 들을 용납하지 않고, 그들에게 지시하지도 않았다. 그가 한 것이라곤 진실을 말한 것 뿐이다"고 말했다.
양측 변론이 끝난뒤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배심원단에 캐롤에 대한 성추행과 명예훼손 자체는 받아들이고 평결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별도 재판에서 성추행과 일부 명예훼손 사실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캐플런 판사는 "명예훼손을 당한 이는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도 "공정한 보상은 1달러부터 시작돼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비교적 차분히 재판을 지켜봤으나, 자신에게 불리한 주장이나 결정이 나올 때면 고개를 흔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배심원들은 이날 바로 협의를 진행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배상 책임에 대한 평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캐럴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성명 등을 통해 피해자인 캐럴의 명예를 훼손하고, 협박이나 증오 메시지를 받도록 한 것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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