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협 "정부, '만날 수 있냐' 문자만 달랑…법원 판결 기다릴 것"
"정부에서 만날 수 있냐는 문자만…'오피셜' 제안 오면 고민"
"의대생·전공의들 이미 마음 떠나…교수들도 어쩔 수 없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2024.03.22. [email protected]
조윤정 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고려대 의대 교수)은 2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로부터 대화 제안을 받은 것과 관련해 "안건도 없이 문자만 달랑 온 것이 전부였다"며 "과연 같이 만나서 대화를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의대 교수들에게 조건 없이 대화하자며 만남을 요청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의과대학 비대위와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 조건 없이 대화할 것을 제안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 교수는 "우리(의과대학 교수들)의 경우 (만남을 요청할 때) 대개 아젠다(의제)를 상대 측에 보낸다"며 "그런데 (정부로부터) 만날 수 있냐는 문자만 왔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 측 대화 제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 뜻을 내비친 것이다.
조 교수는 정부와의 대화를 위해 선행해야 할 조치에 대해 "그런 것이 있을지는 모르겠고, 남은 건 하나"라며 "행정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 전에 정부에서 오피셜한(공식적인) 제안이 온다고 하면 고민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내년 정원이 늘어나지 않는 서울권 대학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은 단체 행동에 나설 명분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이들이 의료계 움직임에 동참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조 교수는 "전공의들은 피수련인인 동시에 근로자다. 싼 임금에 노동력만 제공하는, 불공정한 의료 체계의 피해 당사자"라며 "의대생들은 (집단 휴학으로 인한) 예비 피해 당사자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다 휴학해서 올해 1년 동안 강의를 듣지 않으면 내년부터 정원을 그대로 유지한 서울권 의대에서는 의예과 1학년과 2학년이 동시에 수업을 듣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이런 현상은 계속해서 유지돼다 2030년에나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학생들은 이미 마음이 다 떠났다"며 "저희(의대 교수들)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날 브리핑 도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시작되는 오는 25일부터 외래진료와 수술 등을 줄인다는 방침도 다시 확인시켰다. 전날 전의교협 측은 이날부터 외래진료와 수술, 입원 진료를 주 52시간 이내로 축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 교수는 "구체적인 (근무) 방식을 논의한 것은 없다"며 "교수들의 체력과 심신이 고갈된 상태라 정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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