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최후보루' 내과교수 사망…병원 "과로와 무관"

일각 "무리했던 것 아니냐" 주장

유족 측 "과로는 사망원인 아냐"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의대정원 확대로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17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분당의 한 종합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A 교수가 중환자실에서 숨진 후 의료계에서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과는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치료하기 때문에 필수의료의 마지막 보루로 불린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무리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병원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50대인 A 교수는 장이 막힌 장폐색으로 1·2차 수술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전날 오전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너무 안타깝다"며 애도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어느 현직 내과 교수님의 안타까운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너무나 애통해하는 고인의 옛 동료로부터 메시지를 받아 SNS에 공유했는데, 또 다른 고인의 옛 동료는 이것이 매우 불쾌하다고 말씀하신다”며 “유가족도 원하신다고 해서 일단은 (게시글을) 삭제했다”는 글을 올렸다. 또 "또 한 분의 유능하고 귀한 의사가, 귀한 생명이 떠나갔다"며 "꼭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앞서 노 전 의협 회장은 "얼마 전 (부산대) 안과 교수의 사망에 이어 내과 교수가 또 돌아가셨다”면서 “무리하지 말라.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무리하고 계시냐”고 썼다.

하지만 병원 측은 전해지고 있는 사망 경위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유족의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대병원의 40대 안과 B 교수가 지난달 새벽 자택에서 숨져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이다.

사인은 지주막하뇌출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막하뇌출혈은 환자의 60% 이상이 병원이나 병원 도착 전 목숨을 잃고, 30~40%는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는 노동청 수사 결과 B 교수의 사망 원인이 과로로 드러나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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