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경쟁①]뉴스페이스 영토 싸움…美中日 패권 누가 잡나
中, 인류 최초 달 뒷면 표면 샘플 채취 도전…톈궁 우주정거장 3차 임무 착수
日, 위성 실은 H3 로켓 내달 첫 발사…'슬림' 달 탐사도 계속
美, 컨소시엄 구성해 '아르테미스' 추진…6년 뒤 월면기지 목표
[신화/뉴시스] 중국의 달 이면 착륙 및 채취선 창어 6호 우주선을 상단에 탑재한 우주 로켓 창정 5호 야오 8호가 원창 우주발사장에 기립되어 카운트다운되고 있다. 창어 6호는 성공리에 발사되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 지난 3일(현지시간) 오후 5시 27분 중국 원창 우주발사장. 카운트다운과 함께 거대 로켓이 힘차게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달 탐사선 '창어 6호'를 실은 우주 운반로켓이다. 창어 6호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샘플 채취에 도전한다.
창어 6호는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달 뒷면 남극-에이킨 분지에 착륙해 흙과 암석 등 총 2kg의 시료를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인류의 달 표면 샘플 채취는 10여차례 있었지만 모두 달 앞면 표면에서만 진행됐다. 50여일 뒤 창어 6호가 달 뒷면 샘플을 가져오면 인류 최초의 우주탐사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앞뒷면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중국은 2019년에 창어 4호 착륙선으로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한 바 있다. 2020년에는 달 이면이 아닌 지구에서 보이는 달 앞면에 창어 5호가 착륙해 달 표면 샘플을 갖고 귀환했다. 중국은 2030년 유인탐사선을 달에 보낼 계획이다.
미국·중국 등 세계 각국의 우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지난 20세기 미국과 소련 양국의 우주 패권 경쟁이 이뤄졌다면 21세기의 우주 개발은 최선두주자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견제 속에 중국 정부의 '우주굴기'가 심상치 않다. 일본도 달 탐사선 착륙에 성공하고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달 뒷면 표면 샘플 채취 도전한 中…우주정거장 '톈궁' 영향력 커질까
톈궁에는 선저우 15호부터 3명의 유인 비행사를 보내 6개월씩 체류하고 있다. 16호, 17호에 이어 닷새 전 선저우 18호가 발사됐다.
중국은 톈궁의 우주공간에서 지구에서는 수행할 수 없는 연구개발들을 진행하고 있다. 당장 지난달 25일 '선저우 18호'를 타고 톈궁으로 떠난 중국의 우주비행사들도 톈궁에서 세계 최초의 연구를 비롯한 90회 이상의 실험들을 추진할 예정이다.
선저우 18호는 우주비행사와 함께 금붕어 등 물고기를 싣고 톈궁으로 향했다. 무중력 상태 수족관에서 수생생물 관련 실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우주 공간 내 식물 진화와 중력의 관계에 대한 연구도 이뤄진다.
중국은 과거 소련의 뒤를 이어 미국의 가장 강력한 우주 개척 경쟁자로 떠올랐다. 톈궁 운영 외에도 로켓, 탐사선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총 100차례의 로켓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고, 비용 절감의 핵심인 재사용 로켓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다음달 차세대 로켓 'H3' 또 쏘는 일본…달 탐사 능력도 입증
[AP/뉴시스]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개한 달 탐사선 '슬림(SLIM)'의 월면 촬영 사진.
일본은 이미 지난 2월 H3 2호기를 발사한 바 있다. 2023년 3월 첫 도전에 나섰으나 로켓 점화 실패로 파괴됐고, 1년여 만에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2호기 발사는 우주 수송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실용 위성은 탑재되지 않았다. 다음달 지구관측용 실용 위성인 '다이치 4호'를 탑재한 H3 3호기가 제대로 된 첫 시험대가 되는 셈이다.
일본은 지난해 9월 달 탐사선 '슬림(SLIM)'을 발사해 달에 착륙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예상 착륙 지점으로부터 100m 반경 이내에 착륙하는 핀포인트 착륙이 목표였는데, 55m 떨어진 곳에 착륙하면서 목표를 달성한 바 있다.
슬림은 특수 카메라를 통해 달 표면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착륙 이후 지난 1월에는 핵심 전원인 태양전지 방향이 뒤틀리면서 전원을 꺼야 했고, 또 곧바로 극한의 달 밤을 맞아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따르면 슬림은 휴면-활성화를 반복하며 달 탐사 임무 및 지구와의 교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21세기 최고 우주임무 '아르테미스' 추진 중인 美…독자노선 아닌 '국제 공동 프로젝트'로
아르테미스 1호에 실려 달로 향한 '오리온' 탐사선이 비행 6일째인 2022년 11월21일 촬영한 달의 뒷면.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아르테미스 계획은 미 항공우주국(NASA)가 주도하고는 있지만 세계 각국의 우주기구와 우주기업들이 다함께 뛰어드는 국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과거 아폴로 계획은 NASA가 직접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이제는 동맹국 및 기업들과 손을 잡고 부담을 줄인다는 목표다. 나사가 컨소시엄 구축을 통해 우주복, 달 탐사 로버, 달 통신 시스템, 달 착륙선을 실을 로켓 등을 각기 다른 민간우주기업들에 맡기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과의 협업 외에도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2030년 전까지 외국인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보낼 예정이다. 실제로 일본은 NASA와의 협약을 통해 2028년 일본 우주인이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기로 했다.
우리나라 또한 3년 전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한다는 서명을 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에 NASA의 섀도우 캠을 탑재해 달 착륙 후보지를 탐사한 정도가 전부다. 이달 말 출범할 우주항공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 국제 우주 프로젝트 참여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아르테미스 계획에 따르면, 2025년 2호 임무를 통해 실제 우주인 4명이 달 궤도를 비행하게 되고, 2026년에는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이 달 남극에 착륙해 6일 간 달 표면 과학 탐사 활동을 수행하는 아르테미스 3호 임무를 진행하게 된다. 나아가 2030년대에는 월면에 상주기지를 구축해 달을 향후 심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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