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교수 96% "환자곁 지킬래"…4%만 "사직강행"
3기 비대위원장에 강희경 교수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심포지엄에 참석한 의사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2024.04.30. [email protected]
5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4개 병원(서울대학교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전체 교수 설문 조사 결과 96.5%가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답했다.
지난 3일부터 24시간 동안 진행한 이번 조사는 총 467명의 교수가 응답했다. 대부분의 교수들이 격한 대립 속에서도 본연의 책임을 완수하길 희망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실제 교수들의 피로도는 날이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
응답자의 70.9%는 현재의 진료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다는 반응이다. 24.3%는 진료를 유지할 계획을 내비쳤지만 63.5%는 진료 축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환자 곁을 지키고 싶지만 힘들어서 이탈을 고려한다는 응답자는 7.4%로 나타났다. 사직을 강행할 생각인 교수는 3.5%에 그쳤다.
한편 비대위는 3기 위원장으로 강희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선출했다. 강 교수는 95.5%의 높은 동의를 이끌어냈다.
강 위원장은 선언문에서 "그들(전공의)이 의료 체계의 정상화를 요구할 때 정부는 전공의에게서 근로자의 기본 권리조차 빼앗아갔지만, 면허정지와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그들을 아프게 하는 것은 국민과의 신뢰가 깨져버린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래 의료의 전문가들이 몸바쳐 우리나라의 의료를 지탱해 오는 동안, 우리 교수들은 그들의 희생을 당연한 관행으로 치부해 왔다. 그들의 빈자리가 커진 후에야, 우리는 그동안 제자들을 제대로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대신 그들의 젊은 노동력을 착취하는 데에 보다 집중해 왔던 것을 깨달았다"고 자책했다.
강 위원장은 "우리 의료를 바로 세우는 진정한 의료개혁의 첫 단계로, 먼저 '우리가 원하는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파악하고자 한다"면서 밝혔다. "올바른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 강조한 강 위원장은 "정부는 하루 빨리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가하는 겁박을 거둬 이들이 일터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강 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모든 분야에서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의료 제도의 개선을 통해 적절한 경제적 보상을 보장하고 법적소송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변화시키는 것도 역시 정부의 책무"라면서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원하는, 환자와 의료소비자, 전문의와 전공의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올바른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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