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시간 안자기' '개사료 먹기'…챌린지 유튜버 고재영[인터뷰]
길거리 인터뷰로 시작해 챌린지 콘텐츠로 전향
이전 유튜브 PD 시절 "아이디어 칭찬 고팠다"
"아이디어 연구는 PD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
썸네일 만들려고 온 가족이 며칠 간 컵라면 먹어
"영상 만드는 사람이라면 대형 기획물 한 번쯤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튜버 고재영이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지윤 리포터 = "(모든 걸) 엄청 고민한다. 계속 이렇게 살면 50대 되면 스트레스로 머리가 다 빠져서 밀고 다녀야 할 수도 있다"
유튜브 '고재영'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고재영(28)은 지난달 2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기획, 촬영, 편집 전 과정의 매 순간이 고민의 연속이라고 털어놨다.
'GO재영'이라고 불리는 그는 일정 기간 동안 특이한 주제의 챌린지를 진행하는 행동파 유튜버다.
그의 채널에 들어가면 100만 조회수를 넘긴 챌린지 영상이 여럿 보인다. '100시간 동안 잠을 안 자면 생기는 일', '7일 동안 만원으로 살면 생기는 일', '100시간 동안 PC방에서 살면 생기는 일'. 모두 우리가 살면서 한 번도 해볼 일이 없는 도전들뿐이다.
'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챌린지의 결과가 궁금해 모여든 사람들이 곧 30만, 그는 소위 '떡상' 중이다.
하지만 그는 챌린지로 이름을 알리기 전까지 젠더, 결혼, 학벌, 외모 등을 주제로 한 길거리 인터뷰 콘텐츠를 꾸준히 이어왔다고. 당시 한국 정서상 길거리 즉석 섭외가 어려웠고, 본인을 찍어줄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과감하게 챌린지 콘텐츠로 채널의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섭외가 안 돼서 3일 동안 길거리 인터뷰를 진행한 적도 있다"며 당시 겪었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고재영은 이전에 다른 크리에이터 채널의 유튜브 피디로 일했던 유튜브 실무 경력직이다. 그때 기획, 촬영, 편집 전 과정을 겪어본 경험은 현재 고재영 채널을 키워내는 양분이 됐다.
이와 관련해 그는 "(그때 피디로 일하면서) 내가 화려하고 예쁜 편집에 재능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얘는 다른 건 몰라도 아이디어는 좋아' 이런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튜버 고재영이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4.25. [email protected]
누군가의 PD에서 이제는 '크리에이터 고재영’으로. 인생의 전환점에 선 그는 때때로 과거 유튜브 피디로 일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남들과는 다른 결단을 내릴 때도 있었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채널에서 가장 조회수가 많이 나왔던 '100시간 잠 안 자기' 콘텐츠의 썸네일이 영상 제작자로서의 신념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는데, 본 편에서는 유명 방송인 덱스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그 영상을 본 많은 구독자는 "썸네일에 덱스를 넣어서 관심을 끌 수도 있었는데 대단하다"는 일관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관해 "넣을 생각 전혀 안 했나"라고 질문하자 그는 "진짜 1%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유튜브 영상을 시청만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할 수 있다. 그런데 난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한 편, 한 편이 채널의 정체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며 영상을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말 단순하게 말하면 덱스가 그 영상의 주인공이 아니었기 때문에 덱스를 썸네일로 쓰지 않았던 거다. 그리고 그분께 의도치 않게 누를 끼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유입을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흥미 유발 장치도 필요하지만, 본 영상과 전혀 관련 없는 누군가를 전면에 내세워 영상의 주제를 흐리게 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또 그는 "본편 시청을 유도하기 위해 하이라이트 직전 영상이 끝나는 편집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그런 영상을 보게 되면 끝까지 보지 않고 바로 영상을 나간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고재영 채널의 쇼츠들은 대다수 하이라이트만을 알차게 담은 영상들이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백만 단위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시청하는 사람들의 순간 몰입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던 그는 가장 최근 업로드한 영상의 썸네일 역시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썸네일에 컵라면이 쌓아 올려져 있는 게 보일 텐데 그것도 다 의도한 거다. 그렇게 썸네일을 만들면 피시방에서 오래 산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문제는 요즘 피시방에서 컵라면을 안 판다. 그래서 편집하는 내내 컵라면만 먹었다. 가족들도 같이 동참해서 끼니로 먹고 그랬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언젠가는 대형 기획물을 제작해 보는 것이 꿈이"다.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대형 기획물 하나는 만들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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