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평화회의 공동성명 불참한 국가들 이유도 가지가지
100여 국가 기관 중 83곳만 공동성명 참여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 중립 원하는 스위스 교황청
젤렌스키도 “2차 회담 개최 희망국과 대화 중”
[오뷔르겐=AP/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스위스 루체른 일대 오뷔르겐 뷔르겐슈톡 호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6.17.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스위스에서 15일과 16일 이틀간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끝난 뒤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83개 국가와 기관만이 서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년 4개월 가량을 지난 뒤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 100여개국 대표들이 만났으나 20개 국가와 기관은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서명하지 않은 국가들은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BRICS) 연합체의 국가도 있지만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개발도상국)들도 다수 포함됐다.
회의를 주최한 스위스와 교황청도 중립을 지킨다는 취지에서 서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아랍에미리트(외무장관 또는 하급 대사로 대표)도 핵 안전, 식량 안보 및 핵 문제에 초점을 맞춘 최종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전쟁 초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간 휴전 협상을 적극 중재했던 터키는 서명했다.
AP 통신은 “평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회의였지만 상당수 국가가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아 앞으로의 외교 방향도 모호해졌다”고 말했다.
비올라 암헤르트 스위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의 ‘대다수가 “외교가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최종 문서에 동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평화를 향한 첫 걸음을 환영하며 ’제2차 평화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일부 국가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일부 개발도상국들이 왜 최종 성명에는 서명하지 않았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을 주저하거나 러시아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사이의 중간에 서려는 것으로 AP 통신은 분석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유럽정책분석센터의 우크라이나 전문가 볼로디미르 두보비크는 “서명하지 않은 국가들은 ‘양보를 바탕으로 평화를 이루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의미하고 기본적으로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은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보비크는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지상 상황을 개선하고 더 나은 협상 위치를 제공할 수 있는 무기 및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의장은 “평화는 단번에 달성될 수 없으며 푸틴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의장은 “그는 항복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 심지어 현재 자신이 점령하지 않은 영토까지 양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무장 해제시켜 미래의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어떤 나라도 이런 터무니없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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