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한줄 알았는데…' 주택화재로 지적장애 초등생 사망

작은방 손자 없어 노부부 대피…진화 뒤 안방서 발견

질식사 추정…"범죄가능성 낮지만 감식통해 경위조사"

[영광=뉴시스] 23일 오후 8시32분께 전남 영광군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 (사진=영광 소방서 제공) 2024.06.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영광=뉴시스]김혜인 기자 = 주말 조부모집에 놀러 간 초등생이 불길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24일 전남 영광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32분께 영광군 홍농읍 한 주택에서 불이나 안방에 있던 초등생 지적장애 A(11)군이 사망했다.

인근 아파트에서 부모와 함께 살던 A군은 주말마다 조부모의 집을 찾았다. A군은 전날도 주말 저녁을 할아버지 B(87)씨의 집에서 보냈다.

A군의 목욕을 마친 B씨 부부는 저녁식사 도중 작은 방에서 '펑펑' 소리와 함께 치솟는 불길을 발견했다.

노부부는 평소 A군이 자던 방에서 불이 나자 연기가 쏟아지는 방문을 열고 "나오라"며 소리쳤다.

이들은 별다른 인기척이 없자 A군이 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밖으로 몸을 피했다.

A군이 대피했다고 여긴 이들은 막상 손자가 보이지 않자 크게 당황했다. 또 이미 불길과 연기가 번지는 상황에서 집 안에 들어가 손자를 찾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불은 벽돌식 주택 119㎡ 중 절반을 태우고 9000여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30여분만에 꺼졌다.

A군은 주택 안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1차 검시 결과는 질식사로 판명됐다.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군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고 이날 화재 현장 감식에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 연루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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