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집단휴진 피했지만…"갈등 장기화에 전전긍긍"[현장]

울산대 의대교수비대위 "휴진 대신에 진료 재조정"

4일 오전 찾은 병원, 다행히 큰 혼란 없이 진료 중

환자들은 "진료 미뤄지나 걱정…몇 달째 조마조마"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4일부터 '강도 높은 진료 축소·재조정'에 들어간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정책에 반발해 4일부터 무기한 휴진할 방침이었으나 의료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증, 응급, 희귀난치성 질환 진료에 집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환자들이 오가고 있다. 2024.07.03. [e-mail]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오늘은 다행히 진료를 받았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와서 항암치료 일정을 정하는데 만약 담당 선생님이 진료를 안 보실까 봐 그게 제일 걱정되죠. 병원 옮기는 건 생각도 안 해봤어요."

울산대 의대 소속 교수들이 4일부터 진료 축소(재조정)에 나선 가운데, 환자와 보호자들은 휴진 철회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찾은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환자들이 진료실 앞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료 순서를 나타내는 화면에는 진료실별로 약 4~5명의 환자가 대기 중이라고 표기됐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특별한 문제 없이 진료가 이뤄지고 있었다. 병원 1층에 있는 15개 진료과를 방문한 결과 총 92개의 진료실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었다.

병원 측은 기존에 예약된 진료에 대한 변경이 거의 없다며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이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병원 관계자는 "(오늘) 외래 환자 수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초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정책에 반발해 4일부터 무기한 휴진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휴진 하루 전 입장문을 내고 의료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진하는 대신 중증, 응급, 희귀난치성 질환 진료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당장 진료가 미뤄지지 않은 것에 안도하면서도 병원들의 이어지는 휴진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암이 재발에 항암치료 중이라는 김남숙(62)씨는 "진료가 줄어든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는데 제 진료도 미뤄지나 당연히 걱정했다"며 "몇 달째 조마조마하고 답답한 상황이라 빨리 어떤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장이식 수술 후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이모(62)씨는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먹어야 하는데 만약 약을 못 먹는 상황이 오면 감염 등 부작용이 염려된다"며 "약으로 연명하는 사람들은 전전긍긍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대 의대교수비대위는 진료 재조정 첫날인 이날 병원의 주요 수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래 진료 환자는 30.5%, 신규 환자 진료는 42.1%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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