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英총선, 교회·세탁소 등 4만개소 투표 종료…수낵·스타머, '한 표' 호소

등록 2024.07.05 06:16:27수정 2024.07.05 09:54: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런던=AP/뉴시스]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영국의 차기 총리와 새 정부 구성을 결정할 조기 총선이 시작됐다. 수낵 총리의 중도우파 보수당이 참패하고 제1야당인 노동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4년 만의 정권교체가 예상된다. 2024.07.04.

[런던=AP/뉴시스]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영국의 차기 총리와 새 정부 구성을 결정할 조기 총선이 시작됐다. 수낵 총리의 중도우파 보수당이 참패하고 제1야당인 노동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4년 만의 정권교체가 예상된다. 2024.07.04.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4일(현지시각) 영국의 차기 총리 및 새 정부 구성을 결정할 조기 총선이 치러졌다. 

BBC에 따르면 조기 총선은 이날 오전 7시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전역 650개 선거구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AP 통신은 교회, 세탁소, 화장터 등 4만개소에서 투표가 실시됐다고 전했다. 지역센터나 통행료징수소가 투표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AP는 여론조사에서 중도좌파 성향인 노동당이 지속적으로 상당한 우위를 점하면서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의 우경화 선거 흐름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국에서도 이와 같은 동일한 포퓰리즘 저류가 많이 흐르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자신이 소속된 당의 반(反)이민 정서로 선거를 혼란에 빠뜨리고 이미 암울한 전망에 직면한 보수당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켰다고 AP가 분석했다.

영국은 격동의 시기를 겪었다. 일부는 보수당이 자초한 일이고 일부는 그렇지 않은 일도 있었다. 이로 인해 많은 유권자들은 영국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로 촉발된 브렉시트 파동을 비롯해 코로나19 사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고, 보수당 소속인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와 참모들이 코로나 펜데믹 기간 중 집합 금지 규정을 위반하고 주최한 파티는 영국 전역에서 광범위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존슨의 후계자인 리즈 트러스는 과감한 감세 패키지로 영국 경제를 더욱 뒤흔들었고 임기는 단 49일에 불과했다. 빈곤의 증가와 국가 서비스의 삭감으로 인해 "망가진 영국"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고 AP가 설명했다.

런던의 유권자 제임스 어스킨은 "지난 14년 동안 잘 된 일이 하나도 없다"며 이번 조기 총선을 두고 "나는 이것을 엄청난 변화의 가능성으로 보고 그것이 제가 바라는 것이다"라고 AP에 말했다.

[리치먼드=AP/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부부가 3일(현지시각) 영국 노스요크셔주 리치먼드 인근에서 투표를 마친 후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영국의 차기 총리와 새 정부 구성을 결정할 조기 총선이 시작됐다. 수낵 총리의 중도우파 보수당이 참패하고 제1야당인 노동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4년 만의 정권교체가 예상된다. 2024.07.04.

[리치먼드=AP/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부부가 3일(현지시각) 영국 노스요크셔주 리치먼드 인근에서 투표를 마친 후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영국의 차기 총리와 새 정부 구성을 결정할 조기 총선이 시작됐다. 수낵 총리의 중도우파 보수당이 참패하고 제1야당인 노동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4년 만의 정권교체가 예상된다. 2024.07.04.

주요 정치인들은 의석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투표가 시작된 지 한 시간 만에 수낵 총리는 관저를 떠나 영국 북부 요크셔주 리치먼드의 한 선거구에서 투표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투표소에 도착해 구불구불한 들판으로 둘러싸인 마을 회관으로 손을 잡고 걸어갔다.

수낵 총리는 투표 하루 전날 유권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만약 여론조사가 믿어진다면, 내일 나라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준비가 되어 있는 노동당의 압도적 다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노동당의 권력을 제한하기 위해 보수당을 지지할 것을 호소했다.

키어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은 몇 달 동안 여론조사에서 꾸준하고 상당한 선두를 유지해 왔지만, 스타머 대표는 지지자들이 집에 머물 것을 걱정하면서 선거 결과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스타머 대표는 "변화. 오늘, 당신은 그것에 투표할 수 있다"고 4일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에 썼다.

해당 메시지를 게시한 지 몇 시간 후, 스타머 대표는 아내의 손을 잡고 런던 켄티시 타운에 있는 투표소로 가서 투표했다. 그는 투표소 앞에 모인 많은 주민들과 언론인들을 피해 투표소 뒷문으로 조용히 떠났다. 

이번 조기 총선은 오후 10시 투표가 종료된 뒤 650개 선거구의 투표함은 투표소에서 개표 센터로 옮겨지고 개표가 즉시 시작된다. 마감 직후에는 130곳 선거구에서 실시한 출구조사가 발표된다. BBC, ITV, 스카이뉴스 등의 방송사를 통해 바로 발표된다. 

[런던=AP/뉴시스]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부인과 함께 투표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4.07.05.

[런던=AP/뉴시스]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부인과 함께 투표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4.07.05.

영국은 각 선거구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하원의원(MP)으로 선출되며 650석의 하원을 구성하게 된다. 하원 다수당 대표는 관례적으로 행정 수반인 총리직에 올라 내각 구성을 주도한다.

리시 수낵 총리의 집권여당인 보수당이 참패하고 제1야당 노동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14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키어 스타머 당 대표는 사실상 차기 총리가 된다.

'노동당은 어떻게 승리하는가(그리고 왜 패배하는가)'라는 책의 저자이자 전 노동당 후보였던 더그 비티는 스타머 대표의 "조용한 안정감이 아마도 지금 이 나라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첫 당선자는 4일 오후 11시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지만 대다수 선거구의 개표 결과는 현지시간으로 5일 오전 9시 이전에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 2시 이전에는 20개 선거구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그 이후에는 개표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간으로 5일 오전 2시부터 4시 사이에는 325개 선거구의 당선자가 선언되고, 오전 4시~6시 사이에는 또 다른 275개 선거구의 표 집계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마지막 몇 곳의 선거 결과는 5일 아침 늦게 나올 예정이다.  

BBC는 "하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만큼 충분한 의원이 선출되어 어느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했는지 언제 알 수 있을지 말하기는 어렵다"며 "만약 한 정당이 326개 선거구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하원 의석 수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치이며, 과반수를 얻게 된다"며 단독 과반 의석 확보 여부는 5일 오전 3시 이후에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