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정자 '포항 용계정'·'포항 분옥정' 보물 된다

[서울=뉴시스] 포항 용계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7.05.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국가유산청은 '포항 용계정'과 '포항 분옥정'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5일 밝혔다.

'포항 용계정'은 1696년 건립됐다. 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된 2층의 누마루를 가진 정면 5칸, 측면 2칸의 'ㅡ'자형 팔작지붕 건축물이다. 앞쪽에는 기계천이 흐른다.

창건 당시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지어진 용계정은 여강이씨 후손들의 수양공간으로 활용됐다. 이후 1778년 정면 5칸으로 증축했다.

1779년 용계정 뒤편에 서원 사당인 '세덕사'를 세우면서 용계정에는 '연연루'라는 현판을 달아 서원의 문루 역할을 했다.

1871년 서원 철폐령 당시 훼철을 막고자 주변에 담장을 쌓고 다시 옛 현판을 달아 화를 면했다. 이후 여강이씨 문중 회의와 행사장으로 활용되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포항 용계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7.05.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용계정이 있는 덕동마을은 여강이씨 향단파 집성촌이다. 문중 관련 문화유산이 함께 형성돼 있다.

특히, 마을 수구막이 숲으로 조성된 덕동숲은 용계정과 함께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1년 8월 국가지정자연유산인 명승 '포항 용계정과 덕동숲'으로 지정됐다.

[서울=뉴시스]  포항 분옥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7.05.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 분옥정'은 1820년에 건립된 창건기록이 명확하다. 정면에 있는 용계천과 노거수 등 산천이 어우러진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러한 입지 여건은 분옥정이란 이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구슬을 뿜어내는 듯한 폭포가 보이는 정자'라는 의미다.

분옥정에 걸린 '청류헌(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곳)', '용계정사(물이 흐르는 형상이 용과 같음)' 등의 현판에도 잘 표현돼 있다.

추사 김정희 등 명사들이 남긴 현판, 편액, 시판을 비롯해,  '화수정기', '돈옹정기'등 문헌에도 분옥정 관련 기록이 남아 있다.

[서울=뉴시스]  포항 분옥정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7.05.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분옥정은 정면 3칸 누마루와 그 뒷면에 2칸 온돌방을 이어 배치한 '丁'자 평면 형태로 조성됐다.

'丁' 형 정자의 일반적 특징은 '丁'자 윗부분에 생활공간인 방을 배치하고 아랫부분에 큰 마루를 둔다.

분옥정은 정면에 계곡을 잘 조망할 수 있도록 윗부분에 누마루를, 아랫부분에 온돌방을 배치했다.

지붕은 진입부 위계를 고려해 온돌방은 팔작지붕, 누마루는 맞배지붕으로 조성했다. 각 지붕 용마루와 처마 높이는 같게 맞췄다.

이는 분옥정의 뛰어난 경관적 가치를 뒷받침해주는 요소이자, 다른 정자에서는 보기 어려운 세련된 건축적 특징이다.

국가유산청은 "두 정자를 자연경관과 조화된 조선 후기 건축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경상북도 포항 지역 정자 건축물"이라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두 정자에 대해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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