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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의심 신고 연평균 30건, 결함 인정은 '0건'

등록 2024.07.05 10:05:17수정 2024.07.05 13: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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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의심 신고 236건…올 상반기 6건

미국은 제조사 입증 책임…'도현이법' 재발의

"구제 어려워…교통안전공단 전문인력 보강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 4일 중구 시청역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인도 돌진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3D 스캐너를 이용해 현장을 정밀 촬영하고 있다. 2024.07.0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 4일 중구 시청역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인도 돌진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3D 스캐너를 이용해 현장을 정밀 촬영하고 있다. 2024.07.0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지난 1일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시청역 사고로 자동차 급발진 여부에 대한 수사와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급발진 입증 책임을 소비자가 아닌 제조사에 묻도록 하는 이른바 '도현이법'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접수된 급발진 신고 236건 중 실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신고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58건 ▲2018년 39건 ▲2019년 33건 ▲2020년 25건 ▲2021년 39건 ▲2022년 15건 ▲2023년 24건이 접수됐으며 올해는 6월까지 3건의 의심사례가 신고됐다.

급발진 의심 차량의 유형은 경유차와 휘발유차가 각각 78건과 73건으로 가장 많고 전기차 33건, LPG차 26건, 하이브리드차 33건, 수소차 1건 순이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보급이 늘어나면서 신고 건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17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또한 급발진 사고로 의뢰된 사건 중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 리콜센터에 급발진 의심 사고로 신고를 해도 입증 과정이 까다롭고 입증 책임이 제조사 측에 없어 소비자 구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제조사가 재판 과정에서 소비자 요구에 따라 차량 결함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소비자에 배상해야 한다. 같은 차량에서 비슷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조사를 하도록 돼 있다.

특히 2년 전 강원도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고 이도현(사망 당시 12세)군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가 차량 결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한 '제조물책임법 일부개정안', 일명 '도현이법' 통과 여부가 주목받았다.

실제 지난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5건 발의됐으나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인 '신중 검토 의견'을 낸 바 있다.

민주당 허영 의원은 최근 이달 중 폐기된 '도현이법' 법안을 기반으로 제조물책임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 이도현군의 아버지 이상훈씨는 지난달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입증책임 전환을 위한 제조물책임법 개정에 관한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5일 기준 7만2745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 대상으로 접수된 상태다.

윤 의원은 "자동차 급발진 사고는 순식간에 많은 피해를 일으키는 사고인데 반해 결함을 소비자가 밝혀내기에는 어려움이 크다"며 "전문적인 분석을 위해 교통안전공단의 전문인력 보강과 함께 제조사 협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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