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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새 총리 스타머는…"노동당 변화 이끈 노동자의 아들"

등록 2024.07.05 23:57:12수정 2024.07.06 16: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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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노동자 가정에서 자라…대학서 법학 전공

졸업 후 인권 변호사 활동…2015년 의회 입성

과감한 노동당 변화 이끌어…지지율 역전해 대승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 겸 노동당 대표가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연설 중 미소 짓고 있다. 2024.07.05.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 겸 노동당 대표가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연설 중 미소 짓고 있다. 2024.07.05.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14년 만에 영국 정권 교체를 이뤄낸 키어 스타머(61) 노동당 대표 겸 신임 총리는 서민 가정에서 자란

5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잉글랜드 남동부 한 마을에서 4남매 중 둘째로 자랐다. 아버지는 공구 제작자, 어머니는 희소병을 앓던 간호사 출신이다.

노동당 지지자였던 그의 부모는 노동당 초대 당수 키어 하디에서 스타머 총리의 이름을 땄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이 높았던 시기 성장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키어 총리는 한 유세장에서 "노동자 계급에겐 빚이 두렵다"라며 "우리 부모님은 빚이 무서워 전화 사용을 포기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축구팬이자 재능 있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팻 보이 슬림'으로 알려진 DJ 노먼 쿡에게 바이올린을 배웠다. 반항적 성격도 있어 프랑스 한 해변에서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불법 판매하다 경찰에 체포된 적도 있다.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스타머 총리는 리즈 대학교에서 법학 학사학위를, 옥스퍼드에서 민법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리즈대 재학 시절 1980년대 인디 음악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 후엔 한동안 런던 북부의 매춘업소 위에서 살기도 했다.

재학 시절 청년 운동 단체인 '청년 사회주의자 모임'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보였지만, 졸업 후 20년 동안 변호사 활동에 매진했다. 인권 변호사로 명성을 쌓은 스타머 총리는 잡지 '사회주의 변호사'에 기고하기도 했다.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 겸 노동당 대표(왼쪽)가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과 악수하고 있다. 2024.07.05.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 겸 노동당 대표(왼쪽)가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과 악수하고 있다. 2024.07.05.


2008년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검찰총장을 맡았다. 2010~2015년 연정 하에서 검찰청 예산을 25% 이상 삭감했다. 의정활동비 관련 기소 등 굵직한 사건을 감독했었다. 법률 업무에 대한 공로로 2014년 기사 작위를 받았다.

2015년 총선에서 런던 북부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의회에 발을 들였다. 공교롭게 전임 총리인 리시 수낵 보수당 대표도 같은 해 당선됐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그림자 내각에서 이민부 장관으로 임명됐지만, 브렉시트 국민투표 계기로 당내 갈등이 일자 1년도 되지 않아 사임했다. 이후 브렉시트 장관을 맡았다.

2019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참패하면서 코빈 대표가 사퇴했고, 스타머 총리가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대표직에 올랐다.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 겸 노동당 대표(왼쪽)가 5일(현지시각)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배우자 빅토리아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2024.07.05.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 겸 노동당 대표(왼쪽)가 5일(현지시각)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배우자 빅토리아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2024.07.05.


초기 지지율은 집권 보수당에 한참 못 미쳤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기간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가 총리 관저에서 사교 모임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월이 시작됐다.

2022년 9월 리즈 트러스 당시 총리가 취임 직후 고소득층의 세금을 깎아주고 서민 복지 혜택은 줄이는 감세안을 발표한 뒤 '미니 예산안' 파동이 일자 노동당 지지율을 크게 올랐고, 결국 이번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다.

스타머 총리 측근들은 노동당이 변화하지 않았다면 이번 결과를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스타머 총리는 코빈 대표를 과감히 축출했고,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정책은 폐기했다. 영국 애국주의도 포용했다.

선거 기간 자신이 노동당을 변화시켰고 영국도 변화시킬 수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가족으론 2007년 결혼한 배우자 빅토리아와 10대 아들, 딸이 있다. 빅토리아는 스타머 총리가 재임하는 동안 계속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근무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공적 역할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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