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은 예상 못했다"…김범수 구속에 참담한 카카오
김범수 이끌던 경영쇄신·신사업 등 제동 우려 커져
"기업 방만 경영 본보기 될 수도…의사결정 늦어질 것"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22. [email protected]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구속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향후 사업 추진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양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카카오는 검찰이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당시 경영 쇄신 및 신사업 추진 등에 문제가 없을 거라는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구속영장 발부 이후에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만큼 카카오가 받은 충격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내에서도 구속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고,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추진 중인 경영쇄신 일선에 서있던 만큼 공백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 구속의 여파로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사업혁신이 뒷걸음질치거나, 일부 자회사들이 정리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구속이 카카오에게 여러가지 타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세팅이 돼있는 사업들은 어느 정도 진행될 수 있겠지만, 김 위원장이 쇄신의 키를 계속 잡고 있었던 만큼 여러 방면에서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 내부에서는 재판부가 김 위원장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언급한 '도주 우려'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의문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는 "구속 사유가 증거 인멸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미 사회적으로 얼굴이 알려져 있고 신분이 확실한 기업 총수가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도 있다"며 "카카오 내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데, 더 나아가 참담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또한 김 위원장의 구속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경영 쇄신 몇 성장에 중장기적인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공백으로 인해 신사업 진출, 투자, 계열사 상장 등이 전면 제동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 사법 리스크의 핵심 중 하나는 국민들이 만들어준 기업인 카카오에 국민들이 분노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빅테크 기업의 육성이 중요하다 해도 과도하게 방만한 경영에는 칼을 댄다는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카카오는 해외 진출이나 AI 등 기술 혁신 등에 더 발 빠르게 나섰어야 했다. 이제는 총수인 김 위원장까지 구속되면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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