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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는 없다"…취업·개원으로 7000여명 대이동

등록 2024.07.31 18:35:42수정 2024.07.31 18: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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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특례 적용에도 전공의 마음 돌리기 역부족

올해 이대로 마감 시 내년 전공의 모집도 어려워

남은 전공의들 업무 부담 늘고…의료공백 장기화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의정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지난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모집 관련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2024.07.2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의정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지난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모집 관련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2024.07.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하반기 전공의 7645명 모집 마지막 날인 31일 빅5 대학병원을 비롯한 전국 수련병원 126곳의 전공의 지원자 수가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자가 11%에 그치는 상황에서 전공의 지원까지 거의 없어 의료 공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가톨릭중앙의료원 등 빅5 병원에 지원한 전공의는 이날 오전 0명이거나 극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채용 인원은 인턴 2525명, 레지던트 1년차 1446명, 레지던트 상급연차(2~4년차)는 3674명 등 총 7645명이다. 당초 올해 2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은 사직 후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하반기 모집에 지원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공의 복귀율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한해 특례를 둬 응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군 입영 연기 특례도 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특례를 적용하면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을 독려했지만,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지방 소재 수련병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아주대병원, 가천대길병원 등 수도권에 위치한 수련병원은 전공의 지원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대, 경북대 등 지역 거점 병원들 또한 전공의 지원자가 없거나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와 전공의들의 무관심으로 의료 공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이대로 마감되면 결국 내년도 모집도 저조할 수 밖에 없다"며 "올해 연차가 해야할 일을 내년도 연차가 나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전공의 지원율이 상승하지 않는 한 의료 공백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직 전공의들의 진로 찾기는 수련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직 전공의 중 적지 않은 인원이 이미 동네 병·의원이나 종합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원해 일반의로 활동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학병원에서의 수련을 포기해 전문의로 활동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직 전공의들은 아직 숙련되지 않은 데다 수요 대비 공급이 늘면서 급여 수준은 높지 않지만 피부과·마취통증의학과 등에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사직 전공의가 몰리면서 동네 피부과의 일반의 월급이 400만원에서 700만원 선을 오가고 있다. 이는 의정 갈등 이전보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요가 몰리면서 전공의 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도 전공의들을 위한 '전공의진로지원TF'를 구성한다. TF 신설을 통해 기존 지원 프로그램에 더해 과별 특성을 고려한 진로 지원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임진수 의협 기획이사는 "사직전공의 경험쌓기 프로젝트 런칭 행사라 할 수 있는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가 접수 2시간만에 신청마감되는 등 전공의들의 참여 열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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