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똘똘한 한 채"…서울 아파트 쓸어 담는 지방 큰손들
6월 외지인 서울 아파트 매수 31%↑…추가상승 기대감 반영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모습. 2024.03.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강남 집값이 워낙 올라 지금 아니면 못 들어가겠다고 생각했어요."
대구에서 회사를 운영 중인 정모(64)씨는 최근 보유 중이던 대구 아파트 2채를 처분하고, 자금을 보태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를 23억원에 매수했다. 정씨는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똘똘한 한 채'를 서울에서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이전부터 하고 있었다"며 "지금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외지인들이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이른바 지방 큰손들이 앞다퉈 서울의 '똘똘한 한 채'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6150건(신고일 기준)으로, 전월 대비 18.6% 증가했다.
이 중 서울 지역 외 거주자가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는 1396건으로, 전월 대비 31.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12월 1831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올해 초부터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 564건 ▲2월 621건 ▲3월 785건 ▲4월 1061건 ▲5월 1063건으로 오름세가 꾸준하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를 구별로 보면 광진구가 120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진구에서 매매된 아파트 총 234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외지인이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강동구 110건 ▲송파·성동구 각 101건 ▲영등포구 74건 ▲서초구 75건 ▲마포구 68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아파트 거래 중 외지인의 매수 비율 역시 광진구(51.2%), 영등포구(32.3%), 용산구(27.6%), 동작구(27.5%) 순으로 많았다.
부동산시장에선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서울은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똘똘한 한 채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강남권 아파트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 역시 한몫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외지인의 서울 원정 매수가 지속되면 집값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번지고, 서울과 지방간 공급 양극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서울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집값이 상승하면서 '서울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학습효과로 인해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최근 매매,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고, 신규 주택 물량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향후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