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모집 연장 '마지막 구애'…복귀자 많지 않을 듯
복지부,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연장 모집
9월 수련 시작…사실상 마지막 복귀 기회
지난 달 지원율 1%대…인기 과목도 저조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지난달 1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수련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4.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정유선 기자 = 정부가 1명의 전공의라도 더 붙잡기 위해 사실상 마지막 복귀의 문을 열었지만 복귀자는 기대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윤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 일정을 안내했다.
지난 2월 의대 정원 발표와 이에 반발한 전공의 대거 이탈 발생 이후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초기에는 진료 유지 명령, 업무 개시 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을 내세워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했지만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앞둔 지난 3월 중순부터 유연한 처분을 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6월 초에 복귀자는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며 손길을 내밀었지만 복귀가 이뤄지지 않자 7월 초에는 미복귀자도 처분을 철회하겠다고 밝히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나섰다.
원활한 복귀를 위해 사직자는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는 규정도 완화하는 특례도 부여했다.
그러나 그러나 지난달 실시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는 대상자 7645명 중 104명만 지원해 1.3%의 저조한 지원율을 기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25개 과목 중 6개 과목이 각각 전국 수련병원을 통틀어 지원 인원이 '0명'이었다.
흉부외과, 비뇨의학과, 예방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가 지원 인원이 0명인 과목들이다. 기초진료과목이자 필수의료과목으로 꼽히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는 과목별 모집인원 대비 지원자 비율이 1% 안팎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내과 1.63%(모집인원 735명-지원인원 12명), 외과 1.57%(317명-5명), 산부인과 0.81%(367명-3명), 소아청소년과 0.36%(553명-2명)의 지원율을 보였다.
대표적인 인기 과목인 안과 4.96%(141명-7명), 정형외과 3.34%(299명-10명), 피부과 2.85%(105명-3명), 성형외과 1.73%(115명-2명) 수준이었다. 필수의료과목보다는 상대적으로 지원율이 높은 편이었으나 그마저도 모두 한자릿수에 그쳐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것임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이번 모집에서 지원율이 가장 높은 정신건강의학과도 그 수치가 8.28%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오는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실시하기로 했다. 레지던트 1년차는 14일까지, 레지던트 2~4년차와 인턴은 16일까지 모집한다. 9월부터 전공의 수련이 시작되려면 사실상 이번 모집 연장이 마지막 복귀 제안 카드다.
정 제1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명이라도 더 복귀하도록 하기 위해 좀 더 길을 열어 연장 모집한다"며 "복귀 의사가 있었으나 짧은 신청기간과 주변 시선 때문에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가 있다면 이번 추가 모집에 적극 지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중대본에 따르면 5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 출근한 전공의는 1204명으로 출근율은 8.8%에 불과하다. 사직자 중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참여한 지원자는 91명 뿐이었고, 전공의가 아닌 일반의로 취업한 경우도 병원급 이상 기관 257명, 의원급 368명 등 625명에 그친다.
정 제1통제관도 이번 모집 연장을 통해 얼마나 돌아올 것으로 전망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 시점에서 얼마나 돌아올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국장은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게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집 기간만 더 연장한다고 해서 복귀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전공의 복귀를 기대하기보다는 전공의가 없어도 지장을 받지 않는 수련병원 구조로 가도록 다음 스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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