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철에 한숨 쉰 면세업계…'입국장 인도장' 대안될까
올 상반기 면세점 구매자수 코로나 이전 대비 57% 수준
업계 "입국시 면세품 찾는 '입국장 인도장' 도입해야" 주장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2024.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고환율과 소비 침체 현상이 지속되는 데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줄면서 면세 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자 면세점들 사이에서는 내국인 수요를 잡기 위해 입국 시 면세품을 인도받는 '입국장 인도장'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면세점 구매 고객 수는 총 1382만5000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2435만4000명) 대비 4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내국인 구매객은 940만2000명으로 2019년 상반기(1473만6000명) 대비 36% 줄었으며, 같은 기간 외국인 구매객도 961만8000명에서 442만3000명으로 54% 급감했다.
면세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감하면서 국내 주요 면세점들의 상반기 실적 역시 악화됐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4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신라면세점(70억원)과 신세계면세점(158억원)의 영업이익도 각각 83.8%, 75.5% 줄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올해 상반기 90억원의 영업손실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여행객이 급증했지만,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면세점을 찾는 경우는 줄었다"며 "외국인의 경우도 면세점 대신 시내 로드숍에서 쇼핑을 하는 경우가 늘어 면세 업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면세업계에서는 면세점 이용이 급감하고 있는 외국인 대신 내국인 수요라도 잡기 위해 '입국장 인도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는 면세품 인도장이 출국장에만 설치된 탓에 구입한 면세품을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지만 입국장 인도장이 설치되면 국내 시내·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할 때 수령할 수 있어 내국인들의 면세품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됐다. 국회는 2019년 관세법, 2020년 관세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미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만들었다.
관세법시행령 제213조의2에 따르면 관할 세관장의 승인을 받으면 입국장 인도장을 설치·운영할 수 있으며, 세관장의 승인을 받기 위해선 공항·항만 등의 기관·단체 혹은 법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해 4월부터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면세품 인도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입국장 인도장 반입건수는 23년 월평균 약 720건에서 올해 1150건으로 약 60% 증가했다. 인도장 이용 상품 매출액도 전년 월평균 대비 약 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입국장 인도장을 도입할 경우 중소업체가 운영하는 입국장 면세점의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인도장이 정식 도입되면 해외여행을 나가는 국민들이 면세품을 가지고 장거리 이동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하게 여행을 즐길수 있다"며 "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는 면세업계에 내국인 면세품 판매를 유도하여 면세점 경영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항만에 입국장 인도장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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