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초호황이라는데"…부진한 주가 왜?
8월 국내 주요 조선株 주가↓ 코스피 대비 '약세'
수급 부담·환율 하락 등 영향…슈퍼사이클은 지속
[울산=뉴시스] HD현대미포가 9일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건조에 착수한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조감도. (사진=HD현대미포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8월1~30일) 국내 대표 조선주인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7.5%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8.1%), HD현대미포(-12.2%), 삼성중공업(-10.4%) 등 다른 조선주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한화오션의 주가는 13% 가량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요 조선주들 중에서 한화오션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 기간 코스피는 3.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조선주들의 주가 약세가 두드러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조선사들은 건조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안정, 공정지연 해소 등으로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최근 주가 하락세는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선업 슈퍼사이클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기준 글로벌 신조선 발주는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한 3559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중국을 제치고 선박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말 178.4포인트에서 지난 23일 188.8포인트로 5.8% 상승해 조선 업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선박을 건조하는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역대 최고치인 191.6포인트(2008년 9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우호적인 업황과는 달리 최근 조선주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조선주에 대해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이에 따른 차익 실현이 수급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하 임박에 따른 환율 하락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조선업종의 주가는 원화 환산 신조선가지수와 매우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 왔는데, 이는 환율이 조선사들의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주 감소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조선사들이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을 중심으로 3년 이상의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면서, 최근에는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조선사들의 하반기 수주 전략은 충분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수익성을 향상시켜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전략이지만 단기적인 수주 모멘텀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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