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륙 박쥐 수 줄면서 영아사망률 높아졌다
곰팡이 질환으로 박쥐 개체 10분의 1로 감소
해충 늘자 살충제 사용 증가…영아 사망 늘어
[서울=뉴시스]북미 대륙에서 크게 확산한 하얀코 증후군에 걸린 박쥐 모습. (출처=미 국립공원 서비스 홈페이지) 2024.9.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박쥐의 수가 줄어 해충을 잡아먹지 못하면 농부들이 더 많은 살충제를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영아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사이언스 저널에 등재된 논문에 따르면 박쥐 개체수가 줄어든 미국 카운티들에서 살충제 사용이 31% 증가했으며 이 지역에서 영아사망률이 8% 증가했다.
연구진은 실업, 약물 남용 등 영아사망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는 다른 원인들도 면밀히 검증했으나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르멘 메설리언 하바드대 생식전염병 교수는 독성 화학물질 사용이 임신과 출산, 어린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자인 에얄 프랭크 시카고대 환경경제학자는 카운티별로 박쥐의 하얀코 증후군과 농약 사용 및 영아사망률 등 각종 건강 지표의 변화를 추적했다.
프랭크 교수는 2006~2017년 유행한 박쥐 하얀코 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한 영아 사망이 245 카운티에서 1334건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북미대륙에서는 하얀코 증후군으로 3종의 박쥐 개체수가 10분의 1로 줄었다. 하얀코 증후군은 박쥐가 겨울잠을 자는 동안 감염되는 곰팡이에 의한 질병이다.
연구자들은 2000년대 중반 북동부 지역에서 코와 귀, 날개에 곰팡이가 발생해 죽어가는 박쥐들을 발견했다. 이후 미국 40 주와 캐나다 9개 지역에 하얀코 증후군이 확산했다.
이밖에도 서식지 상실, 기후 변화, 풍력 발전기와의 충돌 등으로 인해 북미 대륙의 박쥐 52%가 15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북미 대륙에서 박쥐의 농업적 가치에 대한 평가가 연 수십억 달러에 달했으며 하얀코 증후군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농지 임차료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