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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구상나무 숲, 100년간 절반 줄었다

등록 2024.09.15 09:00:00수정 2024.09.15 10: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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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 요인 더해 목재 이용 등 인위적 요인 복합 작용

제주도, 종합적인 보전 전략 수립…데이터 구축 등 연구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한라산 어리목 코스 주변에서 식생하는 구상나무가 열매를 맺어 시선을 끌고 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이며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 해발 1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볼 수 있다. 구상나무만으로 숲을 형성한 곳은 한라산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뉴시스DB)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한라산 어리목 코스 주변에서 식생하는 구상나무가 열매를 맺어 시선을 끌고 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이며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 해발 1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볼 수 있다. 구상나무만으로 숲을 형성한 곳은 한라산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 숲이 100년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잘 알려진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종으로 한라산과 덕유산, 지리산 등 주로 높은 산에서 자란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100여년간 분포 변화를 조사한 결과, 1918년 1168.4㏊에서 2021년 606㏊로 48.1%(562.4㏊)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감소한 면적은 축구장(0.7㏊) 804개를 합친 크기로, 여의도(450㏊) 면적 1.25배에 이른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의 고지도와 항공사진을 분석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변화를 추적했다.

구상나무 숲의 감소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성판악 등산로 중심의 동사면이 502.2㏊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영실 일대(서사면)와 큰두레왓 일대(북사면)도 각 58.0㏊, 40.7㏊ 감소했다. 반면 방애오름 일대(남사면)는 38.5㏊ 증가했다.

특히 1918년 이후 현재까지 한라산 구상나무 숲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진달래밭 일대에선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가장 큰 면적 변화가 발생했다. 이와 달리 영실 일대에선 2015년 이후 연평균 감소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감소는 식생천이 등 자연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목재 이용, 가축을 키우기 위한 상산방목지 활용 등 인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1900년대에는 연평균 0.24~0.50%의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이 시기부터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적 요인이 구상나무의 생장 쇠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구상나무 숲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했다. 기온 상승, 태풍, 가뭄 등 기상 현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이후에는 연평균 감소율이 1.37~1.99%로 급증해 구상나무 숲의 쇠퇴가 더욱 심각해졌다. 제주 지역의 온도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기후변화의 압력이 한라산의 생태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감소와 지역적 변화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보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2017년부터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구상나무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강석찬 세계유산본부장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자료를 구축하고 활용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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