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공개매수 가격 올릴까…고려아연 '반격카드'도 주목
공개매수 지분 95% 이상 기관투자자가 보유
시장가보다 공개매수가 낮으면 '저가 매도'
MBK, 오는 26일 이내 가격 상향 가능성
고려아연, 24일 기자회견 열고 반격 나서
[사진=뉴시스] 동업 관계인 영풍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공개매수 대상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95% 이상이 기관투자자여서,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저가 매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24일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어떤 반격 카드를 꺼낼 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가격 상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범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고려아연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둘러싼 '수싸움' 치열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 공개매수 대상 지분을 보유한 주체의 97.7%는 기관투자자다. 기관투자자가 현재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매도한다면, 저가 매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조정하려면, 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신고서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자본시장법 제136조에 따르면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 전 10일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내면, 신고서를 제출한 날부터 10일이 경과한 날이 종료일이다. 26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면 장이 열리지 않는 일요일인 10월6일이 종료일이 된다. 이에 따라 기존 종료일인 10월4일 공개매수는 끝난다.
다만 MBK파트너스 측은 가격 상향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MBK파트너스는 오히려 최윤범 회장 측 대항공개매수 가능성과 관련 "구체성이 없는 군불때기용 루머"라고 규정하며 실현될 확률이 낮다고 지적한다. 이보다 최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 추진 가능성을 흘려 고려아연 주가 상승을 부추기려는 의도로 풀이한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를 한다고 해도 고려아연의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 회수 방안이 딱히 없다고 강조한다. 대항공개매수에 참여해 높은 가격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할 경우, 공개매수 전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지분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고려아연 지분율 1.8%인 최 회장이 SI나 FI의 손실을 보전할 재력이 딱히 없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 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 이를 통해 취득 예정인 고려아연 지분율은 약 7%(144만5036주)에서 최대 14.6%(302만4881주)까지다.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66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2조원이 투입될 수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고려아연, 대항공개매수 계획 밝힐까?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 측 공개매수 추진 이후 처음 기자회견을 여는 만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고려아연의 기자회견은 이제중 부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고려아연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성장을 이끈 경영인으로 통한다. 이 부회장은 이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이 보유한 세계 비철금속 업계 1위의 경쟁력과 최윤범 회장의 경영 성과 등을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이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과 협업 중인 국내 대기업들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한화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 등이 공개적으로 최 회장 측을 지지할 경우, 이번 경영권 분쟁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국내 재계의 특성상 이들 그룹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직접 자신들의 지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이런 상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고려아연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대항공개매수에 우호적인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만약 고려아연이 대항공개매수 추진 계획이 아니라 경영권 유지의 정당성과 명분을 강조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향후 판세는 영풍과 MBK파트너스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영풍은 "MBK와 진행하는 이번 주식 공개매수는 최윤범 회장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것으로 고려아연이라는 기업을 흔들려는 목적은 아니다"며 "최윤범 회장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의 고용관계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고, 고려아연이 추진해 온 미래 전략사업도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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