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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맹방' 이스라엘 행보 연일 깜깜이…내부서 '좌절감'

등록 2024.10.10 17:40:45수정 2024.10.10 19: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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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랄라 공습 美도 몰라…오스틴, 국방장관 통화서 "뭐라고 했느냐"

[월링퍼드·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4.10.10.

[월링퍼드·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4.10.10.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서 '중동 맹방' 이스라엘의 행보를 두고 그 불확실성에 좌절감이 쌓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대이란 보복 계획을 공유하길 꺼리면서 미국이 좌절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달 이란이 하산 나스랄라 사망 보복으로 자국 본토를 공격하자 재보복을 공언해 왔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자 전쟁과 최근 레바논 지상전 국면에서 이스라엘의 행보에 여러 차례 허를 찔렸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국은 그간 중동 정세 진정을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섰지만, 이스라엘은 연신 전선을 확대 중이다.

지난달 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를 맹폭으로 제거했을 때도 미국은 사전에 정보를 공유 받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전선이 레바논으로 본격 확대되지 않도록 일시적인 전투 중단 계획을 수립 중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100발이 넘는 폭탄을 투하해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이 사실은 이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하며 비로소 바이든 행정부 쪽에도 알려지게 됐다.

사실을 전해 들은 오스틴 장관은 당혹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전화기를 붙든 채 갈란트 장관에게 "잠깐만, 당신 뭐라고 했느냐"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이후 오스틴 장관은 갈란트 장관과 같은 날 한 차례 더 통화를 했다고 한다.

WSJ은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 "미국은 인근 미군을 보호하거나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해 자국 병력을 배치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라며 이 때문에 오스틴 장관이 불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오스틴 장관은 갈란트 장관과의 두 번째 통화에서 이스라엘 측의 사전 통지 미비를 언급하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홀로 자국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양국의 이런 불편한 기류는 지금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이란 군사 보복과 관련해 통화했는데, WSJ은 "두 정상이 공격 계획에 관해 합의를 봤다는 신호는 그 어떤 쪽으로부터도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WSJ은 "미국 측에서는 이스라엘이 (대이란 재보복 공격과 관련해) 사전에 계획을 설명해 주기를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경제가 최고 순위 의제가 된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미국 정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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