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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육로로 이어진 홍콩…'개통 6년' 강주아오대교 모습은[베이징 리포트]

등록 2024.10.13 05:00:00수정 2024.10.13 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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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 강주아오대교, 2018년 개통돼 6년 지나

버스로 홍콩·마카오 방문 가능…통과하려면 출입경 심사 거쳐야

도로는 비교적 한산…활성화 위해 주하이 개발 추진도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강주아오대교의 해저터널 입구. 도로에 홍콩으로 향하는 길이라는 글씨가 새겨져있다. 2024.10.13 pjk76@newsis.com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강주아오대교의 해저터널 입구. 도로에 홍콩으로 향하는 길이라는 글씨가 새겨져있다. 2024.10.13 [email protected]

[주하이(중국)=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총 길이 55㎞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대교. 중국 광둥성의 주하이와 홍콩, 마카오를 육상으로 연결한 강주아오(港珠澳)대교가 개통된 지 6년이 됐다.

중국의 대표적인 제조업 집적지인 주강삼각주의 바다 구간을 이어주는 오랜 구상이었던 만큼 중국의 기대도 컸던 곳이다. 지난 8일 주하이에서 홍콩까지 강주아오대교를 버스를 타고 직접 육로로 왕복하면서 실제 모습을 살펴봤다.

2018년 10월 개통된 강주아오대교는 말 그대로 다리가 이어진 곳인 홍콩(香港·샹강)과 주하이(珠海), 마카오(澳門·아오먼) 세 지역의 한 글자씩을 따 중국식 발음으로 붙인 이름이다. 2003년 8월에 사전 작업을 시작해 2009년 12월 착공한 뒤 약 9년 만에 개통했다.

전체 구간 중 해상 구간이 29.6㎞로 이 가운데 교량 구간은 22.9㎞이고 6.7㎞가 선박 통행을 고려한 해저터널로 이뤄져 있다. 터널 양쪽으로는 인공섬들도 포함돼있다.

설계수명은 120년이며 총 길이 55㎞는 국내 최장 해상대교인 인천대교(21㎞)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총 투자금은 약 1200억 위안(약 23조원)에 달한다.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강주아오대교 출입경사무소인 커우안(口岸) 내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2024.10.13 pjk76@newsis.com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강주아오대교 출입경사무소인 커우안(口岸) 내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2024.10.13 [email protected]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018년 당시 주하이에서 열린 개통식에 참석해 "다리를 잘 관리해 웨강아오(粤港澳·광둥-홍콩-마카오) 다완취(大灣區) 건설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35년까지 선전·광저우 등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묶어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는 웨강아오 다완취 계획에 강주아오대교가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강주아오대교를 운행하는 버스를 타려면 일단 출입경 심사를 거쳐야 한다. 중국 본토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 지역인 홍콩이나 마카오로 건너가게 되기 때문이다.

향후 늘어날 수 있는 통행인구를 감안한 듯 출입경사무소인 커우안(口岸)부터 상당히 큰 규모로 들어서 있었다. 부지면적은 107만㎡에 하루 최대 45만명을 통관시킬 수 있는 규모다.

다만 드나드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한산한 분위기였다. 일반 공항처럼 면세점도 일부 보였고 출국심사처럼 짐 검색과 출경심사를 마치니 대교를 건너는 이층버스를 탈 수 있었다.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 커우안에서 승객들을 기다리는 강주아오대교 통행버스. 2024.10.13 pjk76@newsis.com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 커우안에서 승객들을 기다리는 강주아오대교 통행버스. 2024.10.13 [email protected]


5∼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에는 여행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좌석의 절반 가량을 채웠다. 속도는 최대 시속 80㎞로 제한돼있는 가운데 버스는 오전 9시15분께 출발해 홍콩에 도착하기까지 38분이 걸렸다.

길게 이어져 끝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대교에 들어서니 차량 통행량 역시 그다지 많지 않았다. 편도 3차로로 된 도로에는 주로 대형 컨테이너 차량과 이층버스, 그리고 일부 승용차들이 간간이 오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홍콩에 물품을 운송하고 돌아오는 듯 맞은 편 도로에는 빈 컨테이너 차량들이 운행하는 모습도 시야에 들어왔다.

여러 번호판을 함께 달고 운행하는 차량들도 눈에 띄었다. 주하이와 홍콩, 마카오가 모두 다른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이곳을 통행하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 때문에 각 지역을 동시에 오가려면 여러 개의 번호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마카오의 경우 좌측 차로로 통행하지만 강주아오대교의 경우 중국 방식인 우측 통행으로 운영되는 점도 눈여겨볼 만했다.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홍콩에서 중국 광둥성 주하이로 향하는 강주아오대교 위로 주하이와 마카오 방향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2024.10.13 pjk76@newsis.com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홍콩에서 중국 광둥성 주하이로 향하는 강주아오대교 위로 주하이와 마카오 방향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2024.10.13 [email protected]


홍콩국제공항이 있는 란타우섬의 커우안에 도착하니 홍콩과 마카오를 오가는 관광객 등으로 인해 이용객은 좀 더 늘어난 듯했다.

확실히 40분 정도 만에 중국에서 버스로 홍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데서 심리적으로 느끼는 거리는 상당히 가까워 보인다. 다만 강주아오대교를 통해 이동하는 여행객들이 많지 않은 것은 홍콩으로 연결된 곳이 홍콩 중심가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란타우섬이어서 실제 이동거리를 감안하면 페리를 이용할 때보다 큰 이점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일부 외신은 강주아오대교가 도로 허가와 번호판 취득 등 까다로운 절차와 진입 차량 수 제한 등을 이유로 들면서 이용자 수가 저조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다리 구상은 (중국)본토 관료들에 의해 추진됐지만 재정 부담의 상당부분은 홍콩 납세자들에게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외부의 우려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한 달 뒤 보도를 통해 주하이 커우안을 통과하는 출입경 차량이 2019년 86만대에서 지난해 326만대로 급증했다며 개통 이후 올해 4월까지 총 출입경 차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강주아오대교를 통과하는 한 차량의 모습. 차량의 뒷부분에 중국과 홍콩, 마카오의 육로 출입경을 위해 번호판을 3개 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2024.10.13 pjk76@newsis.com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8일 오전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강주아오대교를 통과하는 한 차량의 모습. 차량의 뒷부분에 중국과 홍콩, 마카오의 육로 출입경을 위해 번호판을 3개 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2024.10.13 [email protected]


이런 가운데 중국은 다리가 연결된 본토 지역인 주하이 지역의 개발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일례로 국영기업인 화파그룹을 통해 각종 부동산 개발과 함께 마카오와 인접한 헝친에 국경 간 전자상거래 산업단지를 조성해 각종 이커머스 기업과 플랫폼,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등의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복합형·과학기술형·혁신형 국경 간 전자상거래와 라이브 스트리밍 기반을 조성해 마카오까지 포함하는 상권과 물류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해외로 공격적인 진출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 쉬인의 지사도 이곳에 들어서있다.

해당 산업단지 관계자는 "기업과 개인의 소득세를 모두 15% 감면해주는 '쌍15' 세수우대정책 등 많은 인센티브 정책을 적용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홍콩의 유명 라이브방송 진행자가 상품 판매 방송을 하기 위해 예전에는 항공편으로 항저우까지 가야 했다면 이제는 차량으로 가까운 이곳에서 라이브방송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9일 오후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헝친 국경 간 전자상거래 산업단지 내 한 스튜디오에서 한 라이브방송 진행자가 상품 판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2024.10.13 pjk76@newsis.com

[주하이=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지난 9일 오후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헝친 국경 간 전자상거래 산업단지 내 한 스튜디오에서 한 라이브방송 진행자가 상품 판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2024.10.1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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