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팔고, 방치하고…전남도 출연기관, 장비 관리 '허술'
전남테크노파크, 성능 개선한 고가 장비 헐값에 임의 처분
녹색에너지연구원, 보유 장비 83% 연한 넘기고 일부는 고장
[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남도 출연기관들이 혈세로 구입한 연구장비를 몰래 내다팔거나 사용 연한을 넘겨 방치하는 등 고가 장비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6일 전남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전남도 산하 출연기관인 전남테크노파크 고정자산 실태조사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공모해 14억 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고가의 기계장비 부품 일부를 990만 원에 무단 처분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두 차례 성능 개선으로 작동이 잘 되고 사용 연한도 남아 있음에도 해당 장비가 훼손돼 작동이 되지 않고 고철로 잃어버린 것처럼 꾸며 임의 처분한 것으로 확인돼 징계와 함께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임의 처분에 앞서 원장 결재(승인)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장비를 포함해 전남테크노파크 보유장비 273대 중 111대(40.6%)는 내구 연한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출연기관으로 신재생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의 장비 노후화도 심각하다.
연구원이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보유장비 18종 중 15종, 비율로는 83.3%의 장비가 이미 내구 연한을 넘겼고, 이 중 상당수는 아예 고장 나 사용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태양광, 해상풍력, 수소 등 재생에너지 보급과 에너지신산업 연구개발을 통해 에너지산업 선도 모델을 발굴한다는 연구원 본연의 역할과 설립 취지에 비춰볼 때 장비 관리 실태가 허점투성이,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다.
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 최선국(민주당·목포1) 의원은 행정감사에서 연구원 측의 장비 가동률과 운영 수익이 사실상 전무한 점을 지적한 뒤 "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연구장비의 체계적인 관리와 예산 확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또 "전남테크노파크는 멀쩡한 장비를 팔아 여론에 오르내리는 반면 녹색에너지연구원은 기본 장비조차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관리 실태로 미래 에너지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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