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승자는 트럼프? 해리스? 어차피 '反러시아' 그대로"[2024美대선]
러시아 외무장관 "공화당·민주당 러시아 혐오 공유"
"우크라이나 이용해 러시아에 하이브리드 전쟁 중"
"트럼프·해리스 모두 선거 기간 발언은 신뢰성 없다"
[서울=뉴시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승리하든 상관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왼쪽) 후보와 해리스 후보의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4.1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승리하든 상관없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각) RT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미 러시아에 대응하는 데에 합의했기 때문에 트럼프 후보이든 해리스 후보이든 러시아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책에 내재한 반러시아와 러시아 혐오적 성향은 초당적 성격을 가진 내부 정치적 합의에 기반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라는 소재는 러시아를 향해 수행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핵심 요소로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교전국에 군사적 수단과 비군사적 수단을 모두 동원해 혼란과 불안을 일으키는 양상의 전쟁을 의미한다. 재래전과 동시에 가짜뉴스, 사이버 공격, 정치공작 등 선전전을 이용해 상대국에 공포와 혼란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두 후보가 선거 기간 내놓은 발언을 믿을 수 없다"라며 "선거적 수사(修辭)의 열기 속에서 두 후보가 하는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와 미국 사이 관계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 속에서 나왔다.
[모스크바=AP/뉴시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야신 폴 세네갈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09.01.
유례없이 나쁜 양국 관계에서도 러시아 외교 수장이 이를 변화할 수 없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러시아는 미국이 지난 10년 동안 자국을 향해 제재 2만1000여 건을 남발했다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관계는 크게 경색한 채로 동결됐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광범위한 제재를 부과하고 자산을 몰수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제공했다.
러시아는 2022년 3월 유럽평의회(CoE) 탈퇴를 발표했고 올해 7월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 의회(OSCE PA) 참여를 중단했다. 최근에는 정부 부처로 유럽문제부(DEP)를 출범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에 노골적으로 대항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한편 접전이 예상됐던 미국 대선은 트럼프 후보 쪽으로 판세가 기울었다.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후보는 6일 "제47대 대통령에 당선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사실상 승리를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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