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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한국대사 "사도광산 아픈 역사 계속 기억토록 한일 노력해야"

등록 2024.11.25 09:47:35수정 2024.11.25 11: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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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기숙사터서 별도 추모 행사 개최…유족 9명 참석

"사도광산 역사 뒤 한인 희생 있어…추도식이 위로되길"

[도쿄=AP/뉴시스] 일본 니가타현 사도에 있는 사도광산의 상징적 채굴터인 아이카와쓰루시긴긴잔의 '도유노와리토(道遊の割戸)' 모습. 2024.07.27.

[도쿄=AP/뉴시스] 일본 니가타현 사도에 있는 사도광산의 상징적 채굴터인 아이카와쓰루시긴긴잔의 '도유노와리토(道遊の割戸)' 모습. 2024.07.27.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박철희 주일본 한국대사는 25일 "80여년 전의 아픈 역사가 계속 기억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진심을 다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사는 이날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 조선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 터에서 열린 한국 정부 별도 추도 행사에서 이같은 추도사를 낭독했다.

박 대사는 "80여년전 사도광산에 강제로 동원돼 가혹한 노동에 지쳐 스러져 간 한국인 노동자 분들의 영령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하고, 사도광산에서 고생하는 가족을 그리며 고통과 슬픔의 나날을 견뎌내신 유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뗐다.

그러면서 "고향으로부터 800㎞ 넘게 떨어진 곳, 말도 통하지 않고 사방이 바다로 가로막혀 있는 섬에서 땅속 깊은 곳의 열기와 돌가루에 휩싸여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셨을지, 사랑하는 가족과 고향 땅을 그리워하며 반드시 돌아가리라는 희망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고자 얼마나 많은 밤을 힘들게 버텨내셨을지, 저희로서는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렵다"고 이어갔다.

그는 "생전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한 채 영영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한국인 노동자 분들의 한스러운 마음 그리고 해방 후 귀국하셨지만 사고 후유증과 진폐증 등으로 여전히 힘든 삶을 이어가야만 했던 분들에게는 그 어떤 말도 온전한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도광산의 역사 뒤에는 이같은 한국인 노동자분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사는 또 "오늘 이 하루가 가혹한 환경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신 모든 한국인 노동자들을 기억하는 진정한 추모의 날이 되고, 이 추도식이 돌아가신 한국인 노동자 분들과 유족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추도식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노역했던 장소로, 한국 유족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앞서 일본 주최로 전날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된 추도식에는 불참했다. 일본 중앙정부 대표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력 문제와 추도사 내용 등이 조선인 노동자 애도라는 행사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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