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본 한국 창업생태계…"우리로 이뤄진 신뢰사회"
공동체 의식과 문화는 창업 이점
싱가폴·홍콩 비해 정책 지원 많아
사업활동 영위에도 초점맞춰주길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25일 서울 글로벌스타트업센터(GSC)에서 외국인 창업가들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한국에서 창업한 외국인들은 한국 창업생태계를 '우리'라는 정서와 '신뢰'라는 이름으로 정의했다. 이는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창업하기에 이점이자 단점으로 작동했다.
25일 서울 글로벌스타트업센터(GSC)에서 만난 외국인 창업자 3인은 '외국인 창업자 런치 밋업' 시간 이전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알렉산드라 최 CEO는 러시아 국적으로 4년 전 한국에 들어와 작년 10월 '24TTL코리아'라는 이커머스 통계분석 모델 서비스 회사를 차렸다.
알렉산드라씨는 "한국 창업생태계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라며 "처음 한국 시장에 진출할때는 어려웠지만 한번 회사 가치를 이해시키고 나면 입소문을 내줬다.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서가 시장 내 확장에 도움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폴란드 국적의 피터 콘드랏 CEO는 "한국의 장점은 '신뢰 사회'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를 믿고 근면성실한 한국인 숙련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 창업생태계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로 리소스를 수집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고치'를 운영중이다.
이들은 한편으론 이같은 한국 창업생태계의 특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알렉산드라씨는 "한국사회에서 중시하는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수년이 걸렸다. 지난 3월부터 네트워킹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지금에서야 한국 사람들이 우리 회사를 신뢰의 눈빛으로 바라봐준다"고 느꼈다며 "이런 한국의 '눈치'라는 문화적인 면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란 국적의 아미르 카만디 패스트퐁 CEO 또한 "한국의 문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옛날에 비해서는 외국인을 환영하는 문화로 바뀐 편이다"고 덧붙였다. 패스트퐁은 LED와 피드백 시스템을 활용한 탁구대를 제조·수출하는 기업이다.
한편 이들은 한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한국 시장 진출 및 정착에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피터씨는 "한국의 창업생태계는 굉장히 역동적이서 다양한 외국인 창업가들을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있는 GSC만 보더라도 싱가포르나 일본, 홍콩에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 공간 자체가 없다"고 비교했다.
이어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하며 대학이나 투자 기관들과 협력해 오고 창업 관련 대회에도 참여했다"며 "한국 정부는 외국인 회사가 한국 창업생태계 주체들에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해준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라씨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의 도움을 받아 한국인 인턴을 채용할 수 있었다"며 "네트워킹이나 멘토링 등도 사업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아미르씨도 "한국의 창업 사업화 자금 지원이 없었다면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하고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머신러닝과 같은 미래 산업을 주도하게 될 각종 규칙이나 규제를 한국에서 빠르게 채택하고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의 외국인 창업 지원사업의 경우 '사업자 등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고 토로했다. 사업자 등록 후 사업 활동 영위에 있어서 고용 문제나 규제를 완화해 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법원에 직접 가서 발급을 해야하는 등 여전히 문서 작업이 어렵고 융통성이 부족하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사항도 있었다.
이날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외국인 창업자 40여명과 함께 창업자 런치 밋업을 갖고 외국인 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오 장관은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은 향후 외국인 창업 지원 정책 수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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