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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 혹한기 접어든 유료방송 업계…감원 칼바람 분다

등록 2024.11.27 15:29:38수정 2024.11.27 16: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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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업계 1위 LG헬로비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HCN, KT스카이라이프도 합류…실적 악화에 조직 슬림화

생존 위기감에 비용 감축 불가피…수익 다각화·규제 개선 등 필요

[서울=뉴시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률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유료방송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OTT 서비스 이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OTT가 유료방송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KISDI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률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유료방송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OTT 서비스 이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OTT가 유료방송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KISDI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국내 유료방송 업계에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위주로 콘텐츠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케이블TV를 비롯한 전통 미디어 산업이 악화된 데 따른 영향이다. 가입자 감소와 콘텐츠 수수료 부담 등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인력 및 조직 슬림화로 생존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7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사업자인 LG헬로비전이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이기도 하다.  특히 LG헬로비전의 희망퇴직은 케이블TV 업계 1위 사업자라 시장에 더 충격을 안겼다.

LG헬로비전은 지난 6일부터 2주간 만 50세 이상 직원 또는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받았다. 퇴직 위로금은 2년치 연봉 수준으로 퇴직성과급은 올해 연봉의 11.8% 수준이다.

인력 감축 기조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5대 케이블TV 방송사 중 한 곳인 HCN도 이날 오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설명회를 갖고 희망퇴직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HCN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를 접수 받는다. 대상자는 1979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만 45세 이상) 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이다.

이와 관련, HCN 측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합리적 구조화와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최근 임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소식을 알린 것.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개선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희망퇴직은 다음달 2일부터 12일까지 197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만 51세) 또는 근속연수 10년 이상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최근 3년간 유료방송 반기별 가입자 수 및 전기 대비 증감률 비교(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3년간 유료방송 반기별 가입자 수 및 전기 대비 증감률 비교(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판매 및 DB 금지


OTT에 설 곳 줄어드는 유료방송…직원부터 줄인다


유료방송 시장 성장 정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이 가입자 확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해진 탓으로 해석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률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유료방송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OTT 서비스 이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OTT가 유료방송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2021년에 처음으로 숙박업소 등 다량 회선이 아닌 개별 유료방송 가입자가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코트커팅(가입 해지)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방송프로그램을 TV로 이용·시청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방송콘텐츠를 OTT 등 타 매체에서 이용·시청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0만4778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5328명이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역성장 한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케이블TV의 위기감이 크다. 2018년 상반기 IPTV에 가입자를 추월 당한 이후 계속해서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다. 5대 케이블TV 중 SK브로드밴드를 제외한 모든 사업자의 가입자가 줄었다.

이는 당장 실적 악화로 반영됐다. LG헬로비전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7% 감소했다. 올 1분기와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80억원으로 전년보다 40.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 속 중소 케이블TV 사업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가입자는 더 가파르게 줄고 있다. 올 상반기 대비 2018년 상반기 가입자 증감률을 따져보면 5대 케이블TV 사업자가 10.4% 줄었다면 중소 케이블TV 사업자는 17% 줄었다.

KT스카이라이프도 2021년부터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영업이익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0년 연간 73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41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59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유료방송 업계 한 전문가는 "케이블TV의 재원 구조 악화를 고려할 때 인력 구조조정 흐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용을 줄이는 것만이 케이블TV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담보하는 것이 아닌 만큼 인원 감축과 함께 효율적인 조직 운영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새로운 수익 다각화, 상품 다양화 등의 혁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과감한 규제 완화 및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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