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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위협에 전전긍긍하는 캐나다…즐기는 트럼프

등록 2024.12.18 10:55:44수정 2024.12.18 11: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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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때 캐나다 무역협상 대표 프릴랜드 부총리 사임

트럼프 즉각 환영하며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반응

캐나다 총선 트럼프 잘 상대할 총리 뽑는 선거 될 전망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트럼프 거주지가 있는 미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메리오트 델타호텔 로비에 들어서고 있다. 트럼프가 트뤼도를 캐나다주의 주지사라고 조롱하면서 트뤼도에게 타격을 줬다. 2024.12.18.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트럼프 거주지가 있는 미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메리오트 델타호텔 로비에 들어서고 있다. 트럼프가 트뤼도를 캐나다주의 주지사라고 조롱하면서 트뤼도에게 타격을 줬다. 2024.12.1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부총리 사임으로 위기에 처한 캐나다 정국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즐기고 있으며 캐나다 차기 총선은 트럼프를 잘 상대할 수 있는 총리를 뽑는 선거가 될 전망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당선 전부터 위기에 처해 있었다.

집값이 크게 오르고 물가도 폭등했으며 이민자가 급증하고 보수와 진보 사이의 갈등이 커지면서 캐나다 정계를 주도해온 진보 세력의 얼굴 마담 트뤼도 총리가 집권 9년 만에 하차할 위기에 처해있다. 

트뤼도 총리의 암울한 상황을 트럼프가 한층 가중시켰다.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해 패닉에 빠트리고 “캐나다 대주(Great state of Canada)”의 “주지사”라고 트뤼도를 조롱했다.

16일에는 캐나다 부총리의 전격적인 사임을 꼬집으며 캐나다의 정국 혼란을 즐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관세와 국경 통제 강화 의제를 밀어붙이는 일이 트럼프에게는 즐거운 일일지 모르지만 캐나다 국민들에게는 거의 생사가 걸린 문제다.

트뤼도 전 보좌관 출신인 제럴드 버츠 유라시아그룹 부사장은 “내년에 캐나다 정부가 바뀔 것으로 보고 즐거워하는 트럼프가 캐나다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문제들

캐나다는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폭등하는 집값,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의료체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난 이민자, 보수와 진보 사이의 갈등 증폭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트뤼도 총리가 모든 문제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 국민들은 그에게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9월 트뤼도 총리 지지율은 33%였으며 집권 자유당의 지지율이 야당인 보수당에 21%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의 80%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캐나다로선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캐나다에서는 트럼프의 위협에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 총리가 대표적이다. 그는 캐나다가 멕시코와는 별도로 미국과 양자 무역 협상을 해야 하며 미국 수출품에 관세 부과를 위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미국 언론 인터뷰와 광고를 통해 미국 뉴욕, 위스콘신, 등지로 보내는 전기 공급을 끊을 수도 있다고 직접 여론전을 펴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트럼프를 가장 잘 상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마러라고 저택으로 날아가 트럼프를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만남이 역풍을 불렀다. 트럼프가 그를 조롱하고 일론 머스크가 그를 “참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매도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부총리 사임

재무장관이던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부총리가 16일 전격 사임했다. 트뤼도의 집권을 지탱해온 핵심 지지자의 사임은 큰 타격이다.

프릴랜드 부총리는 1기 트럼프 정부 때 양국 무역 협상을 담당했다. 트럼프는 2018년 “캐나다 협상 대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프릴랜드의 사임에 트럼프가 일정하게 역할을 했다. 트뤼도가 마러라고에 가면서 그를 데려가지 않은 것이 두 사람 사이의 갈등에 단초가 된 것이다.

트럼프는 프릴랜드가 사임하자마자 환영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대주가 쥐스탱 트뤼도 주지사 휘하 재무장관의 사임 또는 해임으로 경악했다. 그의 (과거) 행동은 불만이 많은 캐나다 시민들에게 좋은 협상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완전히 해로웠다. 그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라고 트루스 소셜에 썼다.

총선은 언제?

프릴랜드가 사임했다고 트뤼도가 총리직에서 당장 물러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각료들이 프릴랜드를 따라 사임할 경우 자유당은 당대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프릴랜드 부총리가 자유당에서 트뤼도 총리에게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대표가 선출되면 트뤼도는 총리직에서 물러나야한다. 총선은 내년 10월 이전 아무 때나 치를 수 있다.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는 트뤼도 총리에게 즉각적인 총선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트뤼도가 자유당 대표인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압승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트뤼도가 조기 총선을 선택하든 자유당 대표 선거를 거쳐 내년 9월 총선이 실시되든 트럼프가 캐나다 정치에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유라시아그룹 버츠 부사장은 “다음 선거는 쥐스탱 트뤼도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에서 캐나다 국민들은 트럼프와 가장 잘 협상할 수 있는 사람을 총리로 선출하게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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