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구제역 폭행' 이근 전 대위 2심도 벌금 500만원

법정 복도에서 질문하는 유튜버 폭행 혐의

1·2심 "피해자가 도발" 벌금 500만원 선고

"자신이 빌미를 제공한 게 없는지 생각해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법원 내에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을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해군 대위 이근씨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씨가 지난해 11월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기일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2023.1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법원 내에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을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해군 대위 이근씨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판사 양지정·엄철·이훈재)는 19일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영상을 보면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자의 안경이 날아갔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옳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정 인근에서 일어난 범행이어서 엄한 처벌이 필요하나,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도발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참작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판결 말미 이씨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재판장은 "처음에는 피고인이 법정 근처에서 폭력을 행사해 엄히 처벌할 것을 생각하다가 피해자가 가까이에서 고발하고 대든 점 등을 참작했다"며 "그러다 보니 피고인이 빌미를 제공한 게 없나 보면서 양형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행동에 대해 상대방만 비난할 게 아니고 내가 빌미를 제공한 게 없는지 생각해 보라"며 "이런 일로 계속 법정에 오지 않도록 하라"고 주의를 줬다.

이씨는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참전했다 여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첫 재판을 마치고 나오다가 법정 복도에서 유튜버 구제역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구제역이 '6년째 신용불량자인데 채권자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등의 질문을 던지며 따라나서자, 이씨는 욕설과 함께 그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구제역이 법원 청사를 나와서도 이씨를 향해 '저를 폭행하신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을 이어가자, 욕설과 함께 그의 휴대전화를 손으로 쳐서 땅에 떨어뜨렸다.

구제역은 현장에서 경찰에 전화해 폭행 및 재물손괴, 모욕 혐의로 이 전 대위를 고소했고, 검찰은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이씨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고도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참여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형이 확정됐다.

구제역은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에게 '사생활과 탈세 관련 의혹을 제보받았다'며 협박해 5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돼 현재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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