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비상진료 이대로 가면 건보 재정 내년 적자 전환"
예정처 '의료개혁·비상진료 반영 건보 재정 전망'
인구 고령화 등으로 현행 유지해도 2026년 적자
의료개혁·비상진료로 누적준비금도 2028년 소진
예정처 "국가재정 역할 강화로 건보재정 뒷받침"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시내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5.2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과 비상진료체계에 대한 건강보험(건보) 재정 투자를 고려하면 내년부터 건보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누적 준비금도 2028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의료개혁과 비상진료대책을 반영한 건강보험 재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건강보험 재정은 2026년 5000억원 적자로 전환하며 2030년 누적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봤다.
지역 가입자 재산보험료가 줄고 2032년 건강보험료율 상한 도달 등에 의한 수입 증가분 감소, 인구 고령화, 보장성 강화 등에 따른 지출 증가로 적자가 지속되면서다. 정부가 올해에 이어 내년 건강 보험료율을 7.09%로 동결했지만, 법정 상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에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과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악화 시계는 더 빨라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말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이어 의료개혁 중 공정한 보상 체계를 위한 수가 정상화와 후속 과제를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 간 건보재정 20조원+α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비상진료체계 운영을 위해 비상진료 '심각' 단계 해지 시까지 건보재정을 월 2085억원 지원하고 수련병원에 대한 선지급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증·응급환자 비상진료 건강보험 수가 한시 인상에 투입한 건보재정은 월 2085억원, 10월 말까지 누적 7551억원이다. 수련병원이 필수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6~8월 기관별 전년 동월 급여비의 30%를 선지급하는데도 건보재정 1조4844억원이 쓰였다.
내년 시행되는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과 비상진료대책에 대한 건보 재정투자를 모두 고려하면 2025년 3조5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현행보다 적자 전환이 1년 빨라지는 셈이다.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 또한 2028년으로 2년 앞당겨지고 향후 10년간 누적 적자액은 현행 유지보다 32조2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내년 의료개혁 1차 실행 방안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대한 건보 재정만 투입되면 적자 전환 시점은 2025년이지만, 적자 금액은 3조1000억원으로 줄어든다. 비상진료대책만 유지 시에는 2026년 1조8000억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된다.
예산정책처는 필수·지역의료 강화 등 보건의료체계 개선과 의료공백 위기 대응은 국가가 추진하는 공공정책인 만큼 국가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의료개혁 등 정책 추진은 국회의 예산 심의 과정을 통한 국가 재정 투입을 통해 가입자의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보 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의료개혁의 경우 수가 인상에 따른 건강보험 지출 증가가 정부가 발표한 5개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후 기간에 대한 추가 재정 소요를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며, "의료개혁에 따른 상급종합병원 일반병상 축소와 진료량 감축 등 구체적인 지출 효율화 계획과 수반되는 재정절감액을 공개하고 적정 투자 규모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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