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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경북도 농업대전환, 한국 농업 역사 새로 쓴다

등록 2025.01.02 08: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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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화, 기계화, 첨단화, 2모작 등 성과 착착

고된 노동, 낮은 소득, 낮은 곡물자급률 해법으로 떠올라

[안동=뉴시스] 문경 영순지구 들녘 (사진=경북도 제공) 2025.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문경 영순지구 들녘 (사진=경북도 제공) 2025.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경북도의 농업대전환 정책이 한국 농업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다. 힘이 덜 들면서도 소득은 2~3배가 거뜬한 농사법에 참여 농가들도 놀라고 있다. 농업대전환의 핵심은 규모화, 기계화, 첨단화 그리고 2모작이다. 2023년부터 추진한 이 농업 정책은 우리 농업이 처한 삼중고(고된 노동, 낮은 소득, 낮은 곡물자급률)를 해결할 해법으로 떠올랐다.

지난 달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농식품부는 "2026년부터 경북에서 추진하고 있는 2모작 공동영농모델을 정부 시책화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은 물론 이를 뒷받침할 농지, 직불금, 세제 등 제도도 함께 개선한다"고 밝히면서 이제는 한국 농업의 모델이 됐다.

◇주주형 공동영농, 농촌 새로운 소득모델 제시

경북도는 '혁신농업타운'이라는 전국 최초의 주주형 공동영농모델을 도입했다. 고령·은퇴 농가는 농지를 법인에 맡기고, 법인은 이런 농지를 모아 집단화·규모화·기계화 영농의 2모작으로 생산을 늘이고 농가에는 배당으로 소득을 되돌려 준다.

문경 영순들녘에서 혁신농업타운을 추진하고 있는 늘봄영농조합법인(대표 홍의식)은 지난 해 5월 23일 공동영농 성과보고회에서 놀라운 성과를 공개했다.

이 보고에 따르면 법인은 2023년부터 농가 80호와 함께 기존 벼를 심던 110ha의 논을 2모작으로 전환해 콩 214t, 양파 4600t, 감자 900t을 생산해 48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인건비, 경영비 등을 제외한 법인수익(총수입-경영비)은 23억원으로 나타났다. 법인은 평당(3.3㎡) 3500원씩 총 11억5700만원을 농가에 배당했다. 농가가 직접 벼농사를 지으면 평당 2350원 정도의 소득이지만 2모작 공동영농을 함으로써 3500원의 배당소득과 영농 참여로 받은 인건비 1200원(총 3억9700만원을 평당으로 나눈 금액)을 더해 평균 4700원을 받아 소득 두 배를 실현한 것이다.

[안동=뉴시스] 문경 영순지구 들녘에서 콩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5.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문경 영순지구 들녘에서 콩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5.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영덕 달산지구에서도 이같은 성과가 나왔다. 30여 농가가 21ha 규모의 공동영농에 참여해 기존 벼 농사를 짓던 농지에 여름철에는 콩과 봄배추를, 겨울철에는 양파와 가을배추를 심는 2모작을 추진하고 있다. 배추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절임 배추로 가공까지 하면서 농업생산액은 8배가 됐다. 지난 달 크리스마스에 1차 배당으로 평당 3000원을 지급했고 앞으로 콩, 양파 판매 수익에 따른 추가 배당도 한다.

이같은 2모작 공동영농은 2023년에는 문경 영순면(콩/양파·감자), 구미 무을면(콩/밀·조사료), 예천 지보면(첨단형-곤충산업화센터, 스마트팜, 수직농장)에서 시작해 지난해에는 경주 외동면(콩/조사료·찰보리), 상주 함창읍(콩/양파·감자), 의성 단북면(고구마, 조사료), 청송 주왕산면(사과 공동육묘 등), 영덕 달산면(콩/양파·배추), 청도 각북면(콩·친환경벼/유채·양파), 봉화 재산면(수박/토마토) 등으로 확산돼 모두 10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경북도의 '혁신농업타운'과 별도로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2023년부터 '들녘특구'라는 이름으로 같은 형태의 농업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4곳으로 구미 밀밸리(콩/밀·양파), 포항 식량작물(벼·콩/밀·보리), 경주 식량작물(벼·콩/조사료·밀), 울진 경축순환(벼·콩/조사료·밀) 특구 등이다. 들녘특구도 2모작 공동영농과 6차산업을 융복합한 산업모델로 농업혁신타운과 같은 성과를 내고 있다. 

경북도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농업혁신타운'을 올해 7곳을 더 선정해 2026년까지 전 시군 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공, 유통 등 농업 전 분야 대전환으로 확산

[안동=뉴시스] 지난해 9월 25일 포항의 한 농장에서 사과산업 대전환 선포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5.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지난해 9월 25일 포항의 한 농장에서 사과산업 대전환 선포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5.01.02.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경북도는 지금까지의 생산 위주 농업대전환을 넘어 앞으로는 가공, 수출, 유통 등 농업 전 분야로 대전환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먼저 생산 현장의 기계화, 관수·관비 자동화 등 농업경영비를 절감하면서도 저비용 고효율을 가져올 생산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거점으로 도내 전역으로 스마트농업 영역을 확장해 임대형 스마트팜, 노지스마트팜, 수직농장 등의 스마트 농업시설을 2026년까지 1000ha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 해 전국 최초로 경북 사과산업 대전환 선포에 이어 올해는 사과 생산구조 혁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과산업 대전환은 기존의 방추형 사과원을 '다축 재배'의 평면 사과원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기계화가 쉽고 나무는 병충해에 강해져 과일의 상품성도 올라간다. 올해부터는 국비 지원 사업으로 채택돼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농식품 가공산업 대전환에도 나선다. 올해는 농식품기업 창업, 제조가공 시설 및 설비 등 31곳에 253억원을 지원해 매출액 100억원 이상 우량기업 100곳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식품 수출 대전환도 서두른다. 도는 수출전문단지 육성과 해외 상설판매장 운영으로 기존 수출 주력시장 외 동남아 등 성잠 잠재력이 큰 시장도 적극 공략해 경북 'K 푸드' 수출 10억 달러 시대를 열어 나간다는 목표다.

농촌공간 대전환도 추진한다. 도는 ▲농촌중심지 활성화 ▲기초생활거점 조성 ▲시군 역량 강화 등을 내용으로 지구당 최대 430억원이 지원되는 '농촌협약'에 전국 최다인 20개 시군이 선정된 상태인데 올해는 2곳이 더 선정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구당 최대 180억원이 투입돼 공장이나 축사 등을 철거·정비한 후 주민 복지 공간으로 확충하는 '농촌공간 정비' 사업에도 14곳이 선정돼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축산업 대전환에도 나선다. 경북도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화해 축사의 환경과 가축을 원격·자동으로 관리하는 미래형 축사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도는 올해 130억원을 투입해 1020호의 축사를 냄새 없고 지속 가능한 상생의 축사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농업대전환은 대한민국 농업의 큰 틀을 바꾸는 대혁신의 여정"이라며 "농업 모든 분야에서 대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뉴시스] 지난 25일 영덕 달산공동영농지구 농가들에 대한 소득배당금 전달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4.12.26.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지난 25일 영덕 달산공동영농지구 농가들에 대한 소득배당금 전달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4.12.26.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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