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 40여명 尹 관저 집결…지도부 "자발적으로 간 것"(종합)
김기현·나경원·윤상현·조배숙 등 중진 나서
권영세 "당 차원에서 한 것 아냐" 선 긋기
당 일각 "광장보다 국회에서 싸워야" 비판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0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국민의힘 소속 의원 40여명이 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자 대통령 관저 앞에 모였다. 여당 지도부는 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 의원 개인의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한 여당 의원은 김기현·나경원·윤상현·조배숙·박대출·김석기·김정재·송언석·이만희·이철규·임이자·정점식 의원 등 44명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원외 당협위원장도 10명가량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의원은 관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는 대통령을 수사할 권한도, 체포영장을 집행할 권한도 없다"며 "불법적인 영장은 당연히 무효로 그 효력이 이미 상실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관련 업무를 경찰에 일임한 것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의 인신을 구속하겠다고 하는 법률전문기관에서 오락가락, 갈팡질팡하면서 어설픈 영장 집행을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가 경악스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 자리에서 "공수처는 대통령의 내란죄에 대해 어떠한 수사 권한도 없다. 또한 이번에 발부된 영장은 불법적인 영장"이라며 "이러한 불법적인 수사 권한에 따른 불법 영장 집행을 방치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법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통화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다"고 답했다. 또한 당 지도부와의 사전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지도부에서 의원들에게 요청한 바가 없이 개별 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이 자리에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는 의원들의 관저 방문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전략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된 질문에 "지도부가 지침을 준 것은 없다. 자발적으로 가겠다는 분들이 간 것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보고받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취재진에게 "당 차원에서 한 게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변인이 충분히 밝혔고, 추가해서 얘기할 부분은 없다"고 언급했다.
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의원들이 관저로 집결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탄핵 찬성파'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회의원이라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국민을 지키는 대표자"라며 "대통령을 지키는 대표자라고 하면 과연 자격이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김재섭 의원은 같은 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연히 가서는 안 된다. 지금 정당은 휩쓸려서는 안 된다"며 "법적인 절차를 따지고, 국회에서 민주당이랑 갑론을박을 해야지 우리가 광장 정치의 한복판으로 뛰어 들어가 버리면 너무 많이 휩쓸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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