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해보니…적성에 맞는 걸 해야 내신 따기도 쉬워"
"혼자 선택 안해…교사·선배·코디네이터 함께"
"진로 진학, 사교육에서는 못해…학교가 최고"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관악구 당곡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지금 현장은'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2025.03.30.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27/NISI20250327_0020749271_web.jpg?rnd=202503300900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관악구 당곡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지금 현장은'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2025.03.3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한이재 수습 기자 = "제 꿈이 디지털교육자인데 고교학점제로 다양한 융합수업을 듣다 보니까 제 꿈에 대해 더 얘기할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도 디지털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역량을 키우고 싶어요."
지난 27일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서울 당곡고등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자기주도로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에 만족해하며 이같이 말했다.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중심 교육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5학년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됐다. 당곡고는 2019년부터 고교학점제 시범학교로 운영 중이며 그간 130여개교에서 1200여명의 교사가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한 바 있다.
고교학점제 운영은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편성 ▲진로·학업 설계 지도 ▲과목 이수 지원 등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당곡고는 1학년때 11개, 2학년때 25개, 3학년 1학기에 23개, 2학기에 16개의 선택 과목을 운영한다. 1년 내내 같은 수업이 아니라 학기제를 운영해 다양한 수업 참여 기회를 열어놨다.
신청 수가 적은 소인수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을 위해 인근 수도여고, 신림고와 함께 공유캠퍼스도 운영한다. 세계문제와 미래사회, 스페인어1, 스마트 콘텐츠 실무 등의 수업이 공유캠퍼스로 진행된다. 온라인 수업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이동 수업을 하기도 한다. 이동 시에는 택시비도 지원된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진로·학업 설계 지도를 위해 당곡고는 교내 교육과정 이수지도팀을 구성했다. 또 교사 외에 선배와의 대화, 대학입학사정관 출신의 코디네이터 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당곡고 교무부장을 3년간 맡았던 배덕희 교사는 "혼자하는 게 아니다. 교사, 코디네이터, 선배 모두 교육과정 만들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2학년인 심지민양 "처음 과목을 선택하게 했을 때는 제가 뭘 진로로 해야 할지 몰랐는데, 선생님과 상담을 통해서 제 진로에 대해 자세하게 탐구하게 됐고 진로 관련 선택과목이 무엇인지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목 이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고교학점제에서는 출석과 함께 학업성취율 40%를 달성해야 과목을 이수할 수 있고 과목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자는 학생들을 깨우고 활기찬 교실 수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자신의 진로에 맞춰 듣고 싶은 수업을 선택하다보니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2학년인 김병민군은 "꿈이 앱 개발자인데 수학은 기하, 과학은 물리, 지구과학, 스마트 콘텐츠 실무를 선택했다"며 "적성에 맞는 걸 해야 내신 따기가 오히려 쉽다. 내신 따기 쉬운 과목이라고 무작정 달려갔다가는 오히려 점수가 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당곡고에 따르면 2024학년도 기준 소프트웨어 교과목을 선택한 학생 120명 중 1.6%인 26명이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로 진학했다.
이상수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아이들이 어떤 특성이 있고 어떤 과목을 개설해야 하는지 진로 진학 지도 부분은 사교육기관에서는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학교에서 설계 지도를 최고로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고교학점제는 단순히 학점이수나 졸업제도의 변화가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도전하게 하는 것"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nowo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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